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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날개 대칭구조의 회전체 (왼쪽) 중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설계를 통해 개발한 단일채널 펌프 용 회전체 (오른쪽)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2020.05.19 / 뉴스1 |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공중화장실의 '뚜껑 닫힌 변기'를 보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변기가 막혔는 지 아닌지 열기 전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의 원인 중 하나는 펌프에 있다. 기존 오폐수용 펌프가 휴지와 같이 물에 녹거나 가벼운 물체는 옮길 수 있지만 물티슈 덩어리, 위생용품과 같은 고형물에는 펌프의 물길이 막혀 고장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청정 에너지 시스템 연구부문의 김진혁 박사 연구팀이 중소기업 '황해전기'와 함께 돌덩이같이 무겁고 부피가 큰 고형물까지 옮길 수 있는 '단일채널펌프'(Single-Channel Pump)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하수처리장에서는 양 날개 대칭구조의 회전체가 장착된 2 베인펌프(2 Vane Pump)를 사용하고 있다. 양 날개가 맞물리며 지나가는 물길의 너비가 넓지 않아 고형물이 걸려 막히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구조가 단순해 제작이 쉽고 단가도 낮아 많이 쓰였다.
단일채널펌프는 단일한 날개구조의 회전체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물길의 크기를 최대로 확보할 수 있어 크고 단단한 고형물까지 통과시킬 수 있다. 효율도 기존 펌프 대비 50%정도 높다. 다만 대칭구조에서 오는 진동이 단점이다. 이러한 진동이 계속되면 파이프 연결 볼트가 풀리는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비대칭 모양의 회전체로도 중심축이 치우치지 않도록 설계에 나섰고 '고효율 저유체 유발진동 단일채널펌프 설계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회전하는 힘이 축 방향으로 가해지도록 최적의 수치 맞춰 펌프를 흐르는 유체에 의한 진동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는 2018년 연구원의 기업주문형 생산 기술 실용화 사업 2년 만에 얻은 성과다. 2019년 12월부터는 제주도 상하수도에 펌프가 설치돼 연구소가 아닌 현장에서 상용화를 위한 성능 인증을 시작했다.
연구원은 "이번 개발품이 외산제품과 비교 동등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단가를 낮춘 것이 특징"이라며 "황해전기의 생산 인프라와 제작기술 덕분에 주문과 설치까지 약 40여일이 소요되는 외산제품과 달리 일주일이면 납품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진혁 박사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연구였지만 많은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설계기법을 개발했고 황해전기의 제작기술 덕분에 양산까지 가능했다"며 "앞으로 효율이 높으면서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양 날개 대칭구조의 2베인 펌프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단일채펌프에 관련한 기술은 12건의 국내특허등록을 마쳤고 미국 특허 2건은 등록을 위한 심사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유체기계학회로부터 기술상을 수상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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