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행 중 무선충전 기술 실용화 단계 코앞

전기자동차에 있어 꿈같은 주행 중 무선 충전 기술이 실용화 단계 코앞까지 다가왔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은 이미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움직여야 하는 전기차 경우 적어도 1∼2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충전해야 해서 활용성에서 매우 불편하다.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이 개발하는 이동체 무선 충전 기술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로봇과 드론 등 다양한 이동수단 충전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7년 스탠퍼드대학 전기공학 및 응용물리학 샨후이 판(Shanhui Fan) 교수와 그의 제자인 대학원생 시드 아사워라리트(Sid Assawaworrarit)가 무선 전력을 이동하는 물체에 전송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이 시스템은 전력을 10%밖에 무선으로 전송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무선 전력 송신 효율을 92%나 높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전자분야 과학저널인 네이처 일렉트로닉(Nature Electronics) 최신호에 논문명 ‘비선형 패리티-시간 대칭 회로의 스위치 모드 구현을 사용한 강력하고 효율적인 무선 전력 전송(Robust and efficient wireless power transfer using a switch-mode implementation of a nonlinear parity–time symmetric circuit)’으로 실렸다.

판 교수는 “현재 활용 중인 로봇의 무선 충전은 기존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실용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개발한 이동체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은 전기차를 충전하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로봇 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중 가장 많이 연구하는 방식은 수신 측과 발신 측 자기 코일을 공진시켜 전력을 전송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전력원인 발신측과 수신측 거리가 조금이라도 변화하면 공진 주파수가 변하기 때문에 전력 전송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2017년 수신 측과 발신 측 거리가 변하더라도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무선 충전기술을 개발했다. 이 무선 충전기는 충전기와 이동체 배터리 사이의 거리가 변해도 시스템이 주파수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증폭기와 피드백 저항(feedback resistor)을 장착했다.

이를 통해 충전기 측은 이동체 배터리에 무선 충전을 할 수 있도록 공진 주파수를 순차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당시에는 동작 주파수를 바꾸는 증폭기가 많은 전력을 소비해 실제로 시스템 전력 10%밖에 무선으로 전송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선 전송 효율이 10%에서 92%로 향상된 기술을 발표했다. 4월에 발표한 이번 기술은 기존 논문 ‘동체에 대한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업데이트 버전이다.

기존에 전력을 많이 소비한 증폭기를 효율적인 스위치 증폭기로 대체했다. 스위치 증폭기는 이미 나와 있지만 다루기가 매우 까다롭고 정확한 조건에서만 고효율로 증폭한다. 결국 연구팀은 스위치 증폭기를 사용하는 이동체 무선 전력 전송 기술 회로 구성을 새롭게 설계했다.

새로 제작된 시스템은 현재 이론 검증을 위한 프로토 타입으로 2~3피트(약 60~90cm) 거리에서 10W(와트)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기차를 충전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그러나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수십~수백kW(킬로와트) 전력을 전송하기 위해 시스템을 확장해야 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며, “이번 기술은 빠르게 움직이는 수신기에도 전력 전송이 몇 밀리초(1000분의 1초) 밖에 걸리지 않아 주행 중 자동차 배터리를 고속으로 충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동체에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이 순조롭게 확장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작동 중인 로봇이 쉬지 않고 공장이나 창고에서 업무를 24시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