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원내대표 경선 스타트…이해찬·이낙연 의중 어디로

이해찬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초선)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21대 국회에서 '슈퍼 여당'을 이끌 첫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27일 후보 등록을 기점으로 본격 시작됐다. 당초 10명 넘게 거론되던 후보군은 등록 마감일인 28일까지 비슷한 성향·계파별로 자체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김태년·전해철·정성호 의원(선수·가나다순) 간 3파전이 될 전망이다.

이날 정성호 의원(4선·경기 양주)이 후보군 중 처음으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여당 원내대표는 폼 잡지 않고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협상가여야 한다"며 "사심 없고 계파 없고 경험 많은 합리적 실용주의자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노선과 정책에 반대하는 원내대표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원내대표 선거에 재도전하는 '친문재인계' 김태년 의원(4선·경기 성남수정)과 또 다른 '친문' 전해철 의원(3선·경기 안산상록갑)도 28일 후보 등록과 함께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친문 지지 기반이 겹치는 윤호중 의원(4선·경기 구리)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류에서 두 후보가 나서면 당내 표심이 분화할 가능성도 있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를 경험한 그룹에서, 김 의원 또는 윤 의원은 이해찬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현 당권파 쪽에서 지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인영 원내대표 의중이 이번 선거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한다. 이들은 각각 조직력을 갖추고 있어 후보들에겐 '든든한 뒷배'가 될 수 있다. 다만 공개적으로 의향을 밝힐 가능성은 거의 없어 각 후보들이 직간접으로 이들의 정확한 속내를 당선인 그룹에 전달하는 것도 그들의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투표권은 없지만 당선인들을 공천한 사람이라 영향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친이해찬계'로 불리는 김 의원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현재 대권 주자 지지율 1위인 이 전 총리 표심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 후보는 모두 이 전 총리와 면담하고 '러브콜'을 보냈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축인 이 원내대표 의중도 의원들 사이에 '확산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는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문 부엉이계' 의원들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선 전 의원을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반면 이 원내대표가 전 의원에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라는 중책을 맡기며 '인적 채무'를 이미 청산했다는 점, 김 의원과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활동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이를 반박하는 주장도 많다.

민평련 소속 한 의원은 "우리 소속 출마자가 없는 만큼 지난 원내대표 선거 때처럼 표를 전적으로 몰아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민평련 구성원 중에는 김태년 의원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21대 국회에서 세를 대거 확장한 '박원순계' 표심도 주목된다. 출마 의사를 접은 박홍근 의원(3선)이 김 의원과 경희대 선후배 관계 속에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파악된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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