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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범죄단체조직죄만은 피하려는 '박사방'

서울경제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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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조 사회부 기자

“조주빈에게 어떤 지시를 받았나요.”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부따’ 강훈(18)에게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주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의 공모관계에 관한 물음이었다. 강군은 조씨와 유료회원 사이의 자금책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그를 비롯해 카메라 앞에 선 박사방 일당의 다른 멤버들은 범죄단체조직죄 적용만은 극구 피해 가려 하고 있다. 조씨 측 변호사도 “신뢰관계나 지휘통솔 등은 없었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징역형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조씨를 성 착취물 제작·배포, 강제 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도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여부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범죄요건만 따진다면 해당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이 조씨 지휘하에 꾸준히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범죄단체’가 아닌 ‘범죄조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직(집단) 개념은 2013년 해당 법 개정과 함께 새로 생겼다. 체계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해당 범죄가 큰 피해를 유발할 경우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추가된 법리의 적용을 시도하고 새로 나온 개념을 도입하라는 취지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검찰은 조씨 등을 수사하면서 쉼 없이 달려왔다. 앞서 17일 법무부도 성범죄 처벌 수위를 강화하겠다면서 조직적인 성범죄 가담자 전원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박사방 일당을 염두에 둔 다짐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사 엔진의 최고 속도를 낸 검찰과 강력 처벌을 예고한 법무부. 해당 수사의 화룡점정을 찍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법리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아닐까. 과거 법리를 고집하기보다는 바뀐 법을 보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올 때 최고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지가 눈앞이다.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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