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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달러선 폭락, 21년만의 최저… 재고 저장공간마저 부족

동아일보 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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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WTI 선물, 장중 10.77달러 기록

40% 떨어져 37년만의 최대폭… 코로나 여파로 수요 대폭 줄어

970만 배럴 감산합의 효과 못봐 “당분간 하락세 이어질것” 전망

국제유가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시절 이후 2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없고 생산된 원유를 저장할 공간마저 부족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30분(한국 시간) 기준 5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0.87달러에 거래 중이다. 유가는 이날 장중 10.77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0%가량 폭락해 10달러 선 턱밑까지 내려온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WTI가 199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하락률은 1983년 이후 최대폭”이라고 보도했다.

산유국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에 합의하며 공급 조절에 나섰지만 유가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달 13일 산유국과 OPEC플러스(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활동 중단으로 감소된 원유 수요가 2000만∼3000만 배럴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공급 축소 효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원유 재고 추정치만 1억6000만 배럴에 이른다. 4월 둘째 주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 증가분(1925만 배럴)이 시장 전망치(1168만 배럴)를 크게 뛰어넘으면서 원유를 저장할 시설도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전쟁을 벌이는 동안 생산된 원유조차 소화되지 않아 수요 감소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날 유가 급락이 원유 거래의 특성에 기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물을 거래하는 원유의 특성상 투자자들은 선물 만기일인 21일(현지 시간)까지 5월 인도분 WTI를 실물로 인수하거나, 6월 인도분 선물로 바꾸는 거래를 해야 한다. 현재 재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실물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 보니 대부분 5월 선물을 6월로 교체하게 되면서 5월 선물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상승할 만한 요인이 부족한 만큼 당분간 저유가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동시에 거래 중인 6월 인도분 WTI 선물은 배럴당 22달러 안팎에서 거래 중이지만 이는 전 거래일 대비 약 12% 하락한 수준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이 장중 25% 넘게 하락했다. 유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3분기(7∼9월)까지는 배럴당 20달러 선에 머무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유가 하락이 더 진행될 수 있다. 이대로 가면 원유 생산업체들이 구매자에게 돈을 주고 원유를 넘기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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