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9일 비례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는 최강욱 전 비서관/연합뉴스 |
윤석열 총장과 가족을 공수처 수사대상으로 지목하며 윤 총장 공격에 앞장서 온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과거 소설미디어에 “윤석열의 삶이 어디 한 자락이라도 권력을 좇아 양심을 파는 것이었더냐”라며 그를 옹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비서관은 4·15총선에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최 전 비서관의 2017년 5월 21일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렸다. 당시 최 전 비서관은 “헌재·검찰을 ‘정권 코드’로 바꾸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사설을 비판하며 이 같이 적었다. 이 사설은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던 김이수 재판관을 헌재 소장으로 지명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 |
최강욱 전 비서관이 윤 총장을 옹호했던 내용을 인용한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
최 전 비서관은 이에 대해 “두렵고 켕기겠지”라며 “아무리 그래도 너희들이 감히 ‘정권 코드’운운하며 비판할 일은 아니다. 김이수 윤석열의 삶이 어디 한 자락이라도 권력을 좇아 양심을 파는 것이었더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권력이 개들의 자리를 차지하며 희희낙낙할 때 너희들(언론)이 보인 모습을 우리는 뚜렷이 기억한다. You are not alone~”이라며 보수언론을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이 게시물을 올리며 “진즉에 알았으면 요 글에 써먹었을 텐데”라며 자신의 기고문을 링크했다. 그는 16일자 한국일보 기고문에서 “한 입으로 두 말하는 분열자들”이란 제목으로 윤 총장에 대한 친여(親與)성향 인사들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했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장모가 무슨 짓을 하는지 사위가 어떻게 아냐”며 윤 총장을 옹호했던 사람들이 최근엔 “윤석열 장모는 기소도 안 했냐”며 비난했다는 것이다.
최 전 비서관이 윤 총장 옹호글을 올린 2017년 5월 21일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지명된 지 이틀 후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중 검찰 수뇌부에 항명하다 좌천돼 지방 고검을 전전했던 윤 총장을 문 대통령이 직접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발탁한 파격 인사였다. 그런 윤 총장을 “권력을 좇아 양심을 팔지 않는 삶”으로 높이 샀던 것이다. 그는 윤 총장의 중앙지검장 지명 당일에도 “하하하 윤석열! 서울 중앙지검장!”이라고 올렸다.
![]() |
최강욱 전 비서관 페이스북 |
최 전 비서관은 지난 1월 변호사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에게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던 그는 “기소내용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라며 “윤 총장을 고발하겠다”고 반발했다.
이후 비서관을 사퇴하고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한 그는 ‘윤석열 검찰’과 언론을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가 설치되면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가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최 전 비서관은 선거운동 기간에는 “한 가족(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파괴했으니 검찰총장(가족)에게 의혹이 있으면 스스로 어떻게 하나 두고 보자”고 했다. 그가 속한 열린민주당은 윤 총장의 아내와 장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총선 직전인 1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씨가 보여 온 여러 가지 행태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직접 웅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저에 대한 지지로 폭발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도 했다. 본지는 이와 상반되는 과거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최 전 비서관에게 연락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최 전 비서관은 오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기소됐지만 총선 후에야 첫 재판이 열리게 됐다. 이 사건은 판사 3명이 심리하는 합의부가 아닌 단독재판부에 배당됐다. 형사재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기 때문에 재판이 연기되지 않는 한 그가 직접 법정에 나와야 한다.
[양은경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