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윤석열 총장에게 검·언유착 감찰 개시 수차례 보고"

사진=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페이스북 글 캡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감찰을 개시하겠다는 보고를 수차례 했다고 밝혔다.

한 부장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 "MBC 보도 관련, 진상 확인을 위한 감찰 개시 보고는 일방 통보가 아니라 수차례 검찰총장, 대검 차장에 대한 대면 보고 및 문자 보고 후에 이뤄졌다"며 "병가 중인 (윤) 총장님이 정하신 방식에 따라 문자 보고된 것"이라고 썼다.

한 부장은 MBC가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보도한 지난달 31일 이후 언론의 취재에 전혀 응하지 않다가 약 2주 만인 이날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한 부장은 "(문자) 보고 당시 그 근거로써 감찰부장의 직무상 독립에 관한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설치 규정' 제4조 제1항 제1호를 적시해 이뤄졌다"며 "보고 다음 날 일부 언론에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규정은 고검검사급(차장ㆍ부장검사) 이상 검사를 대상으로 한 감찰 사건에 대해 감찰부장이 감찰개시 사실과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 부장은 또 "지금 필요한 검사의 덕목은 '겸손'과 '정직'인 것 같다"며 "언론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해야 한다. 사실과 상황을 만들고자 하면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MBC는 지난달 채널A 기자가 특정 검사장과의 친분을 거론하며 신라젠 전 대주주인 이철 벨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며 강압적으로 취재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후 한 부장은 지난 7일 휴가 중이던 윤 총장에게 '감찰에 착수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윤 총장은 참모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며 반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이 의혹 관련 진상조사를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맡겼다. 이 의혹은 대검 인권부의 조사와는 별도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채널A 기자와 검사를 협박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에 배당돼 수사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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