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에서는 맥주를 따를 때 거품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가차 없이 쏟아 부어 버린다. 맥주의 나라인 독일에서도 맥주 거품을 '크로네(Krone)'라고 부르는데 이는 독일어로 '왕관'을 뜻한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거품’을 꼽는다. 맥주의 거품은 알싸한 맛을 내는 탄산가스가 밖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공기와의 접촉도 차단해 산화 속도를 늦춘다. 적당한 거품이 있어야 맥주가 신선하다고 판단하며, 한 잔을 다 비울 때까지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국내 생맥주 전문점에서 맥주를 따르는 방식을 살펴보면 맥주잔에 맥주만 가득 들어있고 거품은 거의 없다. 이유는 거품이 많으면 맥주량이 적어 손님이 꺼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생맥주 업체는 거품이 생기지 않게 맥주만 따라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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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거품이 2~3cm 가량 있어야 탄산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어 특유의 청량감과 알싸한 맛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안병수 기자 absdizzo@chosun.com |
플젠 버티고개역점의 이현수 점장은 "탄산이 톡톡 쏘는 맛 때문에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국내 생맥주 전문점은 맥주를 거품 없이 따라 탄산이 금방 사라져 손님들이 본연의 맥주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다"면서 "거품을 맥주 위에 얹어주면 탄산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소 2cm 정도의 맥주 거품이 있어야 탄산이 날아가는 속도를 늦출 수 있고, 한 잔을 다 마실 때까지 시원함과 청량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젠의 맥주 거품은 일반 맥주 거품보다 입자가 곱고 공기층이 적어 탄산이 공기 중으로 사라지는 것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잔을 가만히 놔두어도 탄산이 계속 올라오면서 거품을 잔 밖으로 밀어낼 정도로 입자가 고운 크림 거품이 탄산을 유지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점장이 따라온 맥주잔은 눈으로 구분될 만큼 탄산이 끊임없이 올라오면서 거품을 밀어 올렸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기존 생맥주와 달리 탄산에 밀려 맥주 거품이 잔 밖으로 넘칠 정도였다.
"맥주는 3도에서 5도 사이가 가장 맛있다. 상온에 오래 노출해서 온도가 올라가면 당연히 맛이 없어지고 맥주 특유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거품이 있고 아직 차가운 상태일 때 빠르게 마시는 것도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요령이다."
[단미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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