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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헌재 결정에 불쾌…안국역에 비난광고 게시하자" 법정 증언

머니투데이 이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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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법관들이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결정을 내놓은 헌법재판소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켰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의 56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으로부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헌법소원을 검토하는 헌법재판소에 대해 보고받았을 때 격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냐"고 물었다. 해당 노동자는 회사의 정리해고 방침에 항의해 특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업무방해죄로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 전 상임위원은 "대법원장께서 불쾌해 하셨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며 "대법원이 위치한 교대역에 헌재 광고판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양 전 대법원장에 보고했었고, 당시 법원행정처 회의에서도 (헌재가 위치한) 안국역에 헌재에 대한 비난 광고를 게시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우스개 소리를 한게 기억 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의 2015년 7월13일자 업무일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일지에는 '대법원 지시사항. 헌법재판소에 우리도 적극적 대처 필요. 합리적 수단이 아닌 비상적·극단적 대처방안. 시간 얼마 안 남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여기에 대법원장을 의미하는 한자 '대(大)' 가 쓰여있었다.

당시 헌재는 대법원 판결과는 달리 해당 사건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의 한정위헌 결정을 내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고 전 대법관 등이 정운호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언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대응방안을 마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이 지난 2016년 5월11일 작성한 업무일지 중 '실장회의 처장, 부절절한 수임구조, 변호사 윤리문제, 전관과 변호사 유착 X'라고 쓰인 부분을 제시했다. 이에 이 전 상임위원은 "회의에서 나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누군가 얘기한 걸 적은 것 같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전관 (변호사)과 현직 법관의 결탁 문제로 프레임이 형성되는 것을 차단하고, 본 사안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왜곡된 수임구조 및 변호사의 윤리 문제로 집중될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는 논의가 있었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재판이 길어지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좁은 법정에 있으니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고, 숨쉬기도 힘들다"며 "최근에 페암수술을 받아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외부에서 식사를 하기 어려워, 집에서 식사를 하고자 하니 다음 기일에 증인신문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4월1일에 다음 기일을 잡고,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핵심 관계자인 만큼 앞으로 4회 이상 부르기로 했다.

이미호 기자 be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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