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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제선의 약 85%가 축소되는 등 최악의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임원 급여의 60%를 반납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확대하는 등의 비상경영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정부지원책과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에 올해 경영계획마저 확정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에 처했다.
항공물류와 전세기 운영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인 아닌 만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없이는 빠른 시간내에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의 결손금(연결기준)은 8806억원으로 전년대비 317.5%나 증가했다. 지난해 순손실이 8176억원에 달하면서 결손금이 급격히 늘었다. 이는 지난해 시장의 매물로 나올 만큼 재무상황이 불안했던 상태에서 한·일 경제갈등과 홍콩시위 사태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아시아나의 재무건전성은 그렇게 녹록치 않은 상태였던 만큼, 코로나19는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위기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아시아나의 단기차입금은 9133억원에 달한다. 2018년 1631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유동부채만도 4조5584억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비용은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아시아나의 인건비·정비비용·공항관계비용만 2조1375억원에 달했다. 인건비는 1조769억원으로 전년대비 5.5% 늘었고, 정비비용은 무려 32%나 증가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셧다운’ 된 상황에서 현금유동성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항공권 판매를 통해 2~3일 안에 현금을 유동화 시킨다. 예를 들어 카드로 항공권 결제가 이뤄지면 카드사는 항공권 결제 후 2영업일 내에 항공사에 항공권 대금을 미리 지급한다. 이 자금으로 항공사는 각종 비용을 충당한다.
하지만 지금은 항공권 발급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다 보니 이런 일반적인 현금 확보는 불가능하게 된 셈이다. 아시아나는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지난달부터 임원들 급여를 반납하고 전 직원 대상 무급휴직을 실시해 왔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됨에 따라, 다음달부터 임원급여 반납 비율을 50%에서 60%로 확대하고 무급휴직 기간도 10일 이상에서 15일 이상으로 늘리는 등의 비상경영조치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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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다./연합 |
반면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요인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제선 대리점계약과 신용카드사로부터 발생하는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은 대표적인 불안 요인 중 하나다. 아시아나는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2021~2022년 만기인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규모만 8060억원이다. 당장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3450억원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해 5조766억원으로 늘어난 리스부채와 리스 항공기 반납시 정비의무와 관련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출액을 고려한 복구충당부채도 재무건전성에 마이너스요인이다. 지난해말 아시아나의 충당부채 규모는 1조264억원이었다.
이에 HDC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될 약 1조7000억원 수준의 자금도 아시아나 정상화에 부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정부 지원책이 나오지 않는 한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며 다른 국가처럼 수조원의 지원이 아니더라도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감면, 공항시설료 면제 확대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임원들이 임금을 반납하고, 직원들이 휴직에 들어가고 해도 비용 절감은 120억원도 되지 않는다”며 “항공기 재산세 감면으로 줄일 수 있는 수백억원의 비용이 결코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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