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마스크 못 샀다? "재사용 땐 1시간 이상 햇볕소독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군 당국도 비상에 걸렸다. 지난달 24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구에서 배웅온 한 아버지의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착용한 입소 장병들의 모습이 반영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새롭게 교체할 마스크가 없는 경우엔 본인이 오염 정도를 판단해 일부 재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달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한 발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수급 불안이 이어지자 내놓은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일 국회에서 "(마스크) 한 개로 3일씩 쓰는데 아직 큰 지장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대구 소재 병원에 격리 중인 확진자는 "집에서부터 사용하던 마스크를 4일째 착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스크 하나 사기가 어려운 요즘, 차선책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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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재사용 안 하는 게 좋지만, 차선책은

마스크 재사용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마스크 제조업체 E&W의 송은호 개발팀장은 "일회용 마스크 필터가 정전기 능력을 상실하면 일반 부직포 뒤집어 쓴 거랑 똑같다.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으면 하루 정도 쓰는 걸 권장한다. 제대로 말리지 않고 보관하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당장 사용할 새 마스크가 없다면 햇볕 소독, 거즈 덧대기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기석(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궁여지책'을 전제로 "일회용 마스크는 삶을 수 없으니 햇볕에 1시간 이상 말려야 한다. 마스크에 깨끗한 거즈를 대고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침이 묻으면 세균 배양이 잘 되니까 그걸 막는 차원"이라며 "다만 소독제는 사람 입이나 코에 닿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를 뿌리는 건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스크 공장에서 갓 제조된 마스크 제품들. [중앙포토]

이훈재 인하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마스크가 없더라도 천 재질보다 일회용을 쓰는 게 낫다. 전자레인지로 가열해 소독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차라리 햇볕에 잠시 말리고 사람 많은 곳에 갈 때만 잠깐 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르면 며칠 내로 대국민 마스크 사용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마스크에 거즈를 덧대거나 알코올ㆍ고열 소독하는 건 과학적 근거가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다만 마스크가 젖었으면 세균이 자랄 수 있어 안 쓰는 게 맞다. 사용 시간은 주변 오염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으로 권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 정보.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은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 마스크를 쓰기 전엔 손을 깨끗이 씻거나 알코올 소독제로 닦는 게 좋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때는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용하는 중에는 최대한 마스크 만지는 걸 자제해야 한다. 다만 사람이 별로 없는 야외나 개인적 공간에서는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정종훈·이우림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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