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해명보다 더 눈길 끈 ‘박근혜 손목시계’

전 청와대 관계자 “진품 아니다” 해명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자청한 기자회견 도중 노출한 손목시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 있다. 가평=고영권 기자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 중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가 예상 외의 논란을 불렀다. 신천지가 유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이 총회장의 해명보다 세간의 시선은 그의 손목 시계에 더 쏠렸다.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천지의 연계 의혹을 거론했지만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가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회장은 이날 신천지 연수원인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문 앞에서 기자회견 중 바닥에 엎드려 사죄를 구하는 큰 절을 두 번 했다. 이때 이 총회장을 향한 수많은 카메라 중 일부가 그의 손목에서 빛나는 금장 시계를 포착했다. 박 전 대통령 친필 서명이 선명한 금색 손목시계였다.

손목시계는 둥그런 모양에 단순한 디자인이다. 흰색 바탕 상단에는 무궁화 한 송이를 중심으로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 두 마리가 그려졌다. 하단에는 박 대통령 한글 서명이 들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대통령에 취임한 뒤 제작해 유공자와 귀빈들에게 선물한 일명 박근혜 시계와 흡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시계 사진이 빠르게 확산했다.

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는 남성용과 여성용 두 가지 버전의 손목시계를 만들었는데 남성용이 약간 클 뿐 디자인에 차이는 없다고 한다. 이 시계는 한때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25만~5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미래통합당 이건용 조직국 조직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초기 대통령 시계 제작과 관련해 보고가 있었고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다”며 “이후 탁상시계,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을 제작했으나 금장시계는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이 총회장이 이날 착용한 박근혜 시계를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5년 전 이 총회장이 한 장로에게 선물 받은 것으로 진품 여부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신천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그런 부분엔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가평=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