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메르스사태때 만큼 급속위축

코로나19 쇼크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가계와 기업 체감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6.9로 전달보다 7.3포인트나 떨어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경기가 위축됐던 2015년 6월과 같은 낙폭이며 4년8개월 만에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12.7포인트),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11.1포인트)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지난해 8월(92.4)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CSI는 11월(101.0) 100을 웃돌았고 1월에는 104.2까지 올라섰다. 경기 침체에도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추락한 것이다. 소비지출전망도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진 106을 기록했고 가계수입전망 역시 4포인트 하락한 97로 나타났다.

가계의 전반적인 경기 인식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현재경기판단은 12포인트 급락한 66을 기록했고 향후경기전망도 11포인트 하락한 76을 나타냈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도 7포인트 빠진 81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는 3포인트 내린 116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조사 기간이 이달 17일까지여서 코로나19 '심각' 단계 이후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악화를 우려했다.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하며 최저 수준인 1.7%로 돌아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전달보다 10.4포인트 하락한 78.9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졌던 2009년 2월(62.4)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내수(79.6), 수출(85.4), 투자(89.5)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밑으로 추락했다.

[임성현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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