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식품 시장은 스포츠 업계와 비슷하다. 한 해에도 수 십 종류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 중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타 제품은’는 한 두 개에 불과하다. 수십 년에 걸쳐 ‘롱 런’하는 상품은 손에 꼽는다.
특히 흰 우유가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다양한 맛과 캐릭터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가공우유와는 달리 차별화가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25년 동안 프리미엄 제품으로서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흰 우유가 있다.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이다.
◇ 키 크는 우유? 머리가 좋아지는 우유!
아인슈타인은 기능성 우유들이 각축전을 벌이기 시작한 1994년에 출시됐다. 당시 기능성 우유의 화두는 단연 DHA였다. 푸른 생선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인 DHA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입증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학구열 때문에 ‘머리가 좋아지는’ 물질인 DHA가 담긴 우유들의 등장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흰 우유가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다양한 맛과 캐릭터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가공우유와는 달리 차별화가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25년 동안 프리미엄 제품으로서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흰 우유가 있다.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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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인슈타인(사진=남양유업) |
◇ 키 크는 우유? 머리가 좋아지는 우유!
아인슈타인은 기능성 우유들이 각축전을 벌이기 시작한 1994년에 출시됐다. 당시 기능성 우유의 화두는 단연 DHA였다. 푸른 생선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인 DHA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입증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학구열 때문에 ‘머리가 좋아지는’ 물질인 DHA가 담긴 우유들의 등장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남양유업도 소비자들의 관심에 즉각 반응해 DHA가 함유된 우유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우유 제조 과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제조과정에서 원유에 DHA 추출물을 인위적으로 넣을 경우 우유에 비린내가 나 첨가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이었다.
남양유업은 경쟁사들과 다른 길을 택했다. 원유에 DHA를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소에게 특수 사료를 먹여 천연 DHA 포함된 원유를 얻기로 결정한 것. 남양유업은 당시 경북대 낙농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여영근 교수를 찾았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특수 사료 제조 공법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여 교수의 공법으로 제조한 사료를 먹은 소는 체내에 DHA를 생성할 수 있어 천연 DHA가 함유된 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천연 DHA 우유 생산은 세계에서도 주목한 성과였다. UN산하기관인 세계식량 농업기구(FAO)는 아인슈타인 개발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기오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은 기업의 실적 뿐만이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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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출시 당시 아인슈타인 광고(사진=남양유업) |
◇ 치밀한 마케팅의 힘… 1년만에 판매량 1억개 돌파
아인슈타인의 대성공은 천연 DHA 우유라는 희소성만으로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남양유업은 제품명부터 마케팅까지 치밀한 전략을 짜 소비자들을 불러모았다.
아인슈타인은 브랜드 네이밍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상대성이론을 제시한 세계적인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따 뇌가 발달하는 DHA라는 우유 콘셉트를 함축적으로 알렸다.
주요 타깃층도 바꿨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우유 시장의 주요 소비자는 일반 우유나 유아용 우유를 구매하는 주부층이었다. 남양유업은 주부층을 대신해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갖췄으면서 우유를 가장 많이 마시는 학생층을 공략했다. 제품이 발매되기 시작한 1994년 가을에는 20개 판촉팀을 꾸려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0여개 중고등학교 주변에서 시음회를 개최했다.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볼펜이나 책받침과 같은 판촉물을 나눠주고 학생들이 구독하는 학습지와 청소년 연예지 등에 광고를 실었다. ‘남양 아인슈타인 우유는 ○○○이 자연 그대로 함유된 우유입니다’라는 경품 퀴즈 광고 캠페인을 실시해 DHA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동시에 학교근처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제품을 우선 공급해 학생들이 직접 사먹도록 유도했다.
남양유업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아인슈타인은 DHA 우유의 대명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당시 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아인슈타인 우유의 최초 인지도가 43%에 달했다.
이름이 알려지자 아인슈타인을 찾는 소비자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인슈타인은 출시된 지 1년이 안 된 1995년 8월 기준 판매량 1억개(200㎖ 소용량 기준)를 돌파했고, 하루 평균 판매량 또한 출시초기 8만개에서 3년만에 85만개로 10배이상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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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미나 기자) |
◇전화위복 된 DHA 파동
승승장구하던 아인슈타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이른 바 DHA 파동이다. 2000년 1월 한 방송사가 일반 우유에도 DHA가 포함됐으며, 심지어 아인슈타인은 다른 우유들보다 낮은 DHA를 함유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한 것. 해당 보도는 즉각 매출 악화로 이어졌다. 방송이 나간지 한 달만에 아인슈타인 관련 상품 매출이 15%나 감소했다.
남양유업은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해당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인슈타인 브랜드 상품 전체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한 달 뒤 해당 결과가 조사기관의 실수로 밝혀지면서 아인슈타인의 매출은 보도 이전보다 10% 늘어났다. 남양유업의 단호한 대처는 브랜드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까지 아인슈타인의 누적 판매량은 약 56억개에 달한다. 출시된지 25년이 된 브랜드지만 남양유업의 시판 우유 전체 매출액에서 10% 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실적에도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아인슈타인은 체내에서 생합성이 불가능한 DHA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인 우유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는 사실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해 왔다”며 “올해에도 아인슈타인 브랜드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