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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해 웅진씽크빅 단행본사업본부 편집주간 |
사람의 아들은 당시 한국문학사의 맥락에서는 좀 이례적인 작품이다. 같은 시기 김성동의 ‘만다라’가 불교소설로 큰 사랑을 받았고 곧이어 등장한 조성기의 ‘라하트 하헤렙’, 1990년대 고은의 ‘화엄경’, 이외수의 ‘벽오금학도’ 등으로 이어지는 종교소설의 계보가 없진 않지만 이 책만큼이나 종교사 전체를 집요하게 탐구한 책도, 200만 부 넘게 팔리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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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후 ‘황제를 위하여’ ‘젊은 날의 초상’ ‘금시조’ ‘영웅시대’ ‘변경’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인’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기는 한편 ‘삼국지’를 평역하면서 명예와 부를 모두 거머쥔 가장 성공한 한국 작가가 됐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작품을 이야기할 수 있는 폭과 깊이의 작가가 드물다는 점에서 최근의 정치적인 행보와는 별개로 그 위상은 우뚝할 것이다. 그래도 내게 이문열은 여전히 ‘사람의 아들’의 작가다.
종교학에 한창 빠져 있던 대학 1학년 때 읽은 후 25년 만에 다시 읽어보니 그때는 잘 이해할 수 없었던 민요섭의 막판 회심(回心)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수백 권의 독서와 몇 만 장의 메모가 필요했을 저자의 집필 과정도 머릿속에 그려진다. 당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대심문관 부분과 함께 읽으면서 무척 빠져들었는데 지금 청년 독자에게도 권하고 싶다. ‘데미안’이 그렇듯 좋은 청년문학을 제때에 읽는다는 것은 인생의 큰 축복이니 말이다.
신동해 웅진씽크빅 단행본사업본부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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