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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많은 사람들이 잘 살기 위해 운동과 식이요법, 기능성 식품을 부지런히 챙긴다. 그렇다면 잘 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장의사로 일하는 20대 여성인 저자가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죽음을 회피하는 것은 삶을 주체적으로 마무리할 권한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책엔 저자가 왜 장의사가 되었는지, 화장터에서 일하며 죽음과 함께한 경험들이 어땠는지 등 우리가 회피했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여덟 살 때 우연히 쇼핑몰에서 추락사한 아이를 보고 죽음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갖게 됐다고 한다.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며 죽음을 둘러싼 역사와 문화에 관해 공부했다. 졸업 후 화장터에서 일하게 된 것도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한 방편인지도 모른다.
책에선 시체 한 구 한 구에 얽힌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함께, 시신을 운반하고 화장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와 함께 재로 가득한 화장장을 거니는 듯한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
'죽음'을 다루지만 책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다. 저자는 1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 유쾌하고도 깊이 있는 글쓰기로,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전한다.
한편 저자는 상업주의로 물든 장의업계의 이면을 낱낱이 보여주며 장례식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장의업이 대중을 속여 가로채고 있었던 것은 돈보다는 '죽음' 그 자체였다. 그러니까 죽음과의 실제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대면할 기회를 우리는 박탈당하는 것이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케이틀린 도티 지음 / 임희근 옮김 / 반비 펴냄 / 1만8000원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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