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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안철수, 관리자 손학규에 내쫓기다

조선일보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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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손학규 보며 黨재건 꿈 접어"
신당 창당 후 비례의원들 합류… 지지율 따라 野통합 합류할 수도

바른미래 관계자 "사퇴 거부한 孫… 보조금 등 黨재산 200억 사유화"
29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의원은 '실용·중도'를 표방하며 신당 창당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4·13 총선을 2개월여 앞둔 2월 2일 국민의당을 창당해 38석 '녹색 돌풍'을 일으켜 본 경험이 있다. 안 전 의원 측은 "일단 창당을 결정하기만 하면 속도감 있게 실행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안 전 의원은 2016년 총선 때 썼던 '담대한 변화'라는 구호를 다시 언급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난관이 만만치 않다. 안 전 의원에 대한 지지 여론이 기대만큼 많지 않고, 그를 따를 현역 의원과 자금·조직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야권 통합 논의 참여할까

현재 안철수계 현역 7명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6명은 비례대표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당을 떠나기가 어렵다. 안 전 의원은 주변에 "현역 의원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바른미래당 의원단 오찬에서 "한 분이라도 좋고, 열 분이라도 좋고 어쨌든 내가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일단 손학규 대표에게 출당(黜黨)을 요구하기로 했다. 출당이 되면 비례대표들이 의원직을 유지한 채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 하지만 손 대표가 출당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럴 경우 비례대표들은 바른미래당에 머무르며 신당 활동에 참여한 뒤 후보 등록일(3월 26일) 직전 집단 탈당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섭 의원은 "당장 오늘부터 신당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인재 영입에 나서겠다"고 했다.

호남계와 당권파 의원 9명은 일단 안 전 의원 신당 합류에 부정적이다. 박주선 의원은 "세워놨던 당을 지키지도 못하고 또 창당하면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느냐"며 "신당 창당 중독증에 걸린 사람이 너무 많다"고 했다. 김동철 의원도 "갈등 조정 노력 없이 하루 만에 탈당한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다만 이들도 현 손학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점엔 모두 공감하고 있다. 총선이 임박하면 이들도 결국 '안철수 신당'으로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안 전 의원이 신당을 창당한 뒤 '중도·보수 대통합' 논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독자 세력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신당 지지율이 저조할 경우, 야권 통합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단계에선 자유한국당 등과의 통합에 대해 거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의원 측은 혁신통합추진위에 참여한 옛 국민의당 인사들에 대해 "안 전 의원의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30일 필리프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와 면담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 1명도 없이 대선·총선에서 모두 승리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한다.

◇손학규 "안철수 고립될 것"

손학규 대표는 이날 안 전 의원 탈당에 "아쉬움과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대화와 타협 없는 정치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손 대표는 2018년 9월 "지방선거 패배를 수습하겠다"며 당대표에 당선됐다. 이후 단식을 통해 민주평화당·정의당과 손잡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을 밀어붙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 처리에도 앞장섰다. 그는 "지지율이 저조하면 사퇴하겠다" "안 전 의원이 돌아오면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지만 모두 어겼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중도 정치'를 변질시키면서 안철수·유승민 공동 창업주를 내쫓았다"며 "현역 의원 대부분이 사퇴를 요구하는데도 당사·국고보조금 등 200억원에 이르는 당 재산을 사유화했다"고 비판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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