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윤석열 패싱 논란'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공수처 수사대상 1호"

"결국 추미애 장관의 문제… 법무부 사조직화"
"추 장관 뒤에는 여전히 ‘조국’이 있는지도"
임종석 정계 복귀說에 "국민을 개, 돼지로 만들지 말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석열 패싱’ 논란이 일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대상 1호’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6일 이 지검장의 ‘윤석열 검찰총장 패싱’ 논란을 다룬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공수처 수사대상 1호는 이분"이라며 "이분이 그 짓을 혼자서 한 것은 아니고, 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문제겠죠"라고 했다.

그는 이어 "추 장관이 정권을 향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방해하기 위해 몇몇 어용검사들을 데리고 계통을 무시하며 법무부를 사조직화하고 있다"면서 "특검이든 공수처든 추미애와 심재철, 이성윤의 노골적인 수사방해, 기소방해에 대해서는 추후에라도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미애의 뒤에는 최강욱(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그리고 어쩌면 여전히 조국(전 법무부 장관)이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권력의 이 범죄은폐 기도에 대해서는 나중에라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업무방해)로 최강욱 비서관이 기소된 지난 23일 당일 추 장관에게 사건 처리 경과에 대한 사무보고를 올렸다. 여기엔 수사팀이 자신의 결재·승인 없이 최 비서관을 기소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이를 토대로 같은 날 오후 7시쯤 "적법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며 감찰을 예고했다.

검찰보고 사무규칙에 따르면 검사장은 사무보고 관련 상급검찰청의 장과 법무장관에게 '동시' 보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서울중앙지검의 상급청은 서울고검과 대검이다. 다만 상급검찰청의 장에 대한 사후보고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 지검장의 사무보고는 장관 입장문이 나온 지 80여 분 지나 대검 상황실에 접수됐다가 이마저도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접수가 취소돼 회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정황은 꼬박 하루 뒤인 24일 오후 8시쯤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실제 대검이 서울중앙지검의 사무보고를 전달받은 것은 24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고검 상황실에 접수된 것은 이보다 30분 늦은 오후 11시쯤이라고 한다. 이 지검장이 '미보고'를 지적한 언론 보도가 나온 지 2~3시간 뒤에야 보고한 것이다.

이를 두고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일자 이 지검장은 "검찰총장은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보고사무규칙 제2조’에 따라 우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 전 교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정계 복귀설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임종석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민주당에서 다시 그(임종석)를 부르는 모양"이라며 "본인도 나갈 생각이 있고. 그런데 해놓은 말이 있으니, 뭔가 구실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이해찬과 이낙연이 나서서 바람을 잡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치인이 국민 앞에서 ‘은퇴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라며 "누가 시킨 게 아니라 본인이 자발적으로. 국민 앞에서 한 그 공적인 약속을, 그것도 불과 두 달 만에 뒤집으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유명한 영화의 대사대로 이분들이 국민 알기를 아예 ‘개, 돼지’로 보는 것"이라며 "자기들이 뭔 짓을 해도 국민은 주는 대로 받아먹고, 시키는 대로 짖을 거라 믿기에 저러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정계 은퇴 선언은) 정치인이 국민을 앞에서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라며 "가벼이 여기지 마라. 정계 은퇴가 어디 쇼핑몰에서 물건 주문했다가 마음 바뀌었다고 취소하는, 그런 문제인가?"라고 했다.

이어 "임종석씨는 정치인의 발언이 갖는 무게를 알 거라 믿는다"라며 "작년 11월에 정계 은퇴 하셨다. 그 발언, 온 국민이 들었다. 임종석씨, 국민을 개, 돼지로 만들지 말라"며 글을 마쳤다.

임 전 실장은 작년 초 대통령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난 뒤 종로로 이사하면서 종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정강·정책 방송연설 첫 연설자로 나서며 정계 복귀설이 커지고 있다.

[이정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