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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동광극장’ 외관 모습 (사진=김민정 기자) |
[동두천(경기)=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단관극장’은 영화관이 단 하나뿐인 극장을 말한다. 1990년대말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극장을 제외하고는 전국 대부분의 극장은 단관이었다. 이후 메가박스(당시 동양그그룹), CJ CGV(CJ그룹) 등 대기업들이 극장사업에 뛰어들면서 대부분의 극장은 멀티플렉스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소규모 극장은 여지없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단관극장 역시 하나둘씩 사라지는 추억의 영화관이 됐다. 편의성을 고려해 좋은 극장들이 많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때 그 시절만의 운치는 아쉽게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에는 우리나라에 남은 마지막 옛날식 단관극장이 아직 건재하다. 지난 1959년 문을 연 ‘동광극장’은 고재서(63) 대표가 1986년 극장을 인수한 뒤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개관 61년째를 맞은 이곳은 영화관 자체가 박물관이었다.
동두천 중앙시장을 따라 걸으면 어렵지 않게 동광극장을 찾을 수 있었다. 극장 외관은 옛 모습 그대로 걸린 노란색 영화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언뜻 보면 극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외관이지만 ‘동광극장 상영 중’이라는 큰 문구와 함께 최신 영화 포스터들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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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동광극장’ 앞에 적혀 있던 상영시간표 (사진=김민정 기자) |
기자가 방문한 지난 13일에는 영화 ‘닥터두리틀’과 ‘천문’이 상영 중이었다. 입구에는 직접 손으로 써 놓은 상영 시간표가 눈에 띄었다. 티켓의 가격은 8000원으로 보통 멀티플렉스 극장 가격(1만원)에 비해 20% 이상 저렴하다.
극장 내부에 들어서니 마치 과거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매점과 매표소 등은 옛날 극장 모습 그대로였다. 특히 이곳은 벌써 여러 방송에서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탄 곳이었다. 이를 알려주듯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 등을 촬영했다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었다.
그 뒤로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영화관들을 장식했을 법한 신기한 모양의 영사기도 놓여 있었다. 고 대표는 “이 영사기는 1980년도에 구입한 것”이라며 “2009년 영화 ‘아바타’를 상영하면서 구형 영사기를 디지털 영사기로 교체한 뒤 이곳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사기는 지금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잘 관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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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극장’ 고재서 대표가 1980년도에 구입한 구형 영사기 (사진=김민정 기자) |
눈길을 끈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각종 피규어와 알록달록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 어항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많은 어종 중 유독 피라냐가 눈길을 끌었다. 이 피라냐는 수입금지 조치전에 들여놓은 것으로 고 대표가 취미로 모으기 시작했다. 지금은 동광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로 자리잡았다.
이곳은 멀티플렉스 극장만큼 잘 꾸며놓은 휴게실도 자리했다. 먼지 한 톨 없이 관리가 잘 된 검은색 소파와 함께 관객들을 위한 안마 의자도 있었다. 매점에는 각종 과자를 비롯해 팝콘부터 콜라까지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했다.
이후 상영관에 들어서자 상상했던 것과 너무 다른 모습에 또 한 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61년 된 영화관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넓고 깔끔했다. 총 28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상영관은 현재 어느 영화관과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을 만한 고품격 내부시설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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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동광극장’ 내부 모습 (사진=김민정 기자) |
이렇게 멋진 공간은 고 대표의 숨은 배려였다. 그는 1993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스크린과 음향, 의자 등 제반 시설을 전부 현대식으로 싹 바꿨다고 한다. 1층에는 고급스러운 가죽 소파가 설치돼 있었고, 2층은 좀 더 독특한 구조로 꾸며져 있었다. 2층 첫 줄 관객석 앞에는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받침대가 설치돼 있었는데 이 또한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고 대표가 직접 낸 아이디어였다. 여기에 콘센트까지 설치돼 있어 휴대전화 충전도 가능했다. 이곳은 동두천 속 ‘골드클래스’였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조모(36)씨는 “이곳을 다시 방문한 지는 5년 정도 된 것 같다. 지금도 그때 그 모습 그대로다. 북적이는 영화관과는 달리 오롯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영관 좌석도 너무 편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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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동광극장’ 내부 모습 (사진=김민정 기자) |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의 말처럼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도 영화관은 한산했다. 최근 주한 미군 감축 등으로 심각한 공동화를 겪으면서 유동인구 또한 현저히 줄어든 상태. 그렇다면 동광극장에 방문객은 어느 정도가 될까.
고 대표는 “상영작마다 다르지만 지난해에는 1만명 가량 온 것 같다”며 “월 평균 500명 가량은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에도 나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젊은 친구들이 멀리서도 일부러 영화관을 구경하러 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모두가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시대에 고 대표는 영화관에 대한 애정과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이곳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동광극장이 최대한 오래 우리 곁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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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동광극장’ 내부에 있던 휴게실 (사진=김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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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동광극장’ 외관 (사진=김민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