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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첫 판결… ‘재판 누설혐의’ 유해용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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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 반출 / 법원 “공공기록물 보기 어려워 공소사실 인정 어렵다” 밝혀 / 양승태 재판영향 제한적일 듯 / 검찰은 "법리 오해" 항소 방침
‘사법농단’ 연루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54·사법연수원 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사건 중 처음 나온 법원 판결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는 1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수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유 전 수석이 대법원에서 근무하던 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휘하 연구관에게 특정 재판의 경과 등을 파악하는 문건을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봤다. 유 전 수석은 청와대의 요청을 받은 임 전 차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에 개입한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소송 상황을 유 전 수석을 통해 알아본 뒤, 이를 청와대에 누설한 혐의와 상고심 소송 당사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를 퇴임 후 개인적으로 반출한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 재직 시절 취급했던 사건을 변호사 개업 후에 수임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유 전 수석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판 경과를 누설한 혐의에 대해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를 가지고 나간 혐의는 “해당 보고서 파일이 공공기록물이라고 보기 어렵고, 유 전 수석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행위에 함께 적용된 절도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사 개업 후 수임한 사건은 대법원 재직 시절 직무상 실질적·직접적으로 취급한 사건이라 볼 수 없다며 변호사법 위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이날 판결이 전체 사법농단 사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유 전 수석이 받은 혐의는 ‘사법농단’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양 전 대법원장 등과는 공범관계로 엮여 있지 않다. 또한 재판부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임 전 차장과의 공모관계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임 전 차장의 사건에서는 이 혐의에 대한 판단이 별도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의사실 공표’ 등 검찰 수사 관행에 대한 문제 제기는 대부분 기각했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기에 앞서, 유 전 수석 측이 주장한 ‘공소 기각’ 요구를 기각했다. 유 전 수석은 재판에 넘겨진 이후 피의사실 공표, 표적 수사, 과잉수사,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비공개 면담 조사, 별건 압수수색, 영장주의 위반 등 문제를 제기하며 검찰의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유 전 수석 무죄 선고와 관련해 사실오인·법리오해 등 이유로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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