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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깊은 尹 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구본선 대검 차장 검사와 이동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검찰 안팎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심 참모를 잃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새로운 대검 참모들을 조용히 맞았고, 청와대를 겨눴던 서울중앙지검의 칼은 ‘절제’를 강조한 새 수장의 지시에 따라 무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희도(사법연수원 31기) 대검 감찰2과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1월8일 인사는 충격”이라며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윤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호남 출신인 정 과장은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부장과 창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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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
정 과장은 “추 장관이 인사를 앞두고 법률이 정한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며 “검찰인사위원회 심의 30분을 앞두고 검찰총장을 불러 의견을 개진하라는 것, 인사안의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의견을 말하라고 하는 것이 과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향후 예정된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검 1·2·3·4차장 하마평이 무성하다”며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는 불공정한 인사가 계속된다면 검찰을 특정 세력에게만 충성하게 만드는 가짜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별수사단을 설치할 경우 법무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받으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견제장치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과장은 “특수단 사전승인 제도의 법제화가 악용되지 않아야 한다”며 “관련 심의기구 3분의 2 동의를 얻어서만 불승인을 할 수 있다는 등의 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안팎에서 추 장관에 대한 ‘자기 목소리 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윤 총장은 굳게 입을 다문 채 조용한 행보를 걷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 부장 인사 이후 첫 간부회의를 열고 “수사원칙을 잘 지켜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인권’은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사에 10차례나 등장하는 단어다. 윤 총장은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고 빠르게 업무를 파악해 달라”며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를 재촉했지만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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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소환했지만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 재집행은 이뤄지지 못했다. 앞서 송 부시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이다. 검찰은 송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신병 확보에는 실패했다. 법조계에서는 청와대를 향한 압수수색이 결국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청와대가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상황에서 검찰 내 실세로 떠오른 이 지검장이 취임사를 통해 ‘절제’를 강조한 만큼 강행이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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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가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정당한 영장을 윗선의 눈치에 집행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패배주의에 젖은 검찰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검찰에 필요한 것은 소신껏 맡은 수사를 이끌고 나갈 검사”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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