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윤석열 지키자", 진보단체 "윤석열 사퇴하라"···펜스 사이 두고 나뉜 광화문

토요일인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은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 경찰이 설치한 펜스를 사이에 두고 대립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 보수단체는 정오부터 문재인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8일 법무부의 검사장급 인사를 ‘보복’ 등으로 규정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규탄했다. 이어 “윤석열 총장을 지키자” 등의 구호도 외쳤다.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최근 기각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은 이날도 집회에 참석하고 단상에 올라 “대통령은 추 장관을 시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대로 일을 못하도록 손발을 다 잘랐따”며 “그 검사들을 원위치로 돌려놓으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검찰 완전 퇴출 촛불시민연대’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검찰 수사 등을 두고 “수구세력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민심에 저항하고 개혁을 방해하는 선봉에 검찰이 있었다”며 “적폐세력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이 정치검찰과 그 수장 윤석열”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인사를 통해 여권 상대 수사를 지휘한 간부들을 지방으로 이동시킨 데 대해 “지난 반년간 수사·기소 독점권력으로 정국을 혼란에 빠뜨려온 정치검찰에 대한 응당한 처분”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양측 집회 시간대가 겹친 오후 5시를 전후해 광화문광장 일부 영역에 150ｍ가량의 펜스를 이중으로 두르고 경찰력을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섞이지 않도록 통제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 사퇴’와 ‘윤석열 사퇴’ 등의 피켓을 서로에게 보이거나 부부젤라 등을 불며 세를 과시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