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황교안 '험지 출마 선언'에 "그게 무슨 큰 희생이라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 선언을 한 황교안 대표에 대해 “그게 무슨 큰 희생이냐”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당 1년도 안 된 사람이 험지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황 대표는 전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현 정권을 비판하며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저부터 (총선에서) 험지로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당 중진들도 같이 험한 길로 가주셨으면 좋겠다”며 다른 의원들의 동참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그게(험지 출마) 무슨 큰 희생이라고 다른 사람들까지 끌고 들어가냐”고 날을 세웠다. 황 대표의 험지 출마 요구가 자신을 포함한 당내 중진을 겨냥한 것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이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홍 전 대표는 또 “위기 모면책으로 보수통합을 선언하고 험지 출마 운운하면서 시간을 끌고, 그럭저럭 1월만 넘기면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는 보수·우파 집단 전체가 궤멸당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며 “박근혜 정권 궤멸을 현장에서 직접 당하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이미 두 달 전에 선언한대로 모두 내려놓고 통합 비대위를 구성하라. 황 대표님 밑으로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늦으면 늦어질수록 우리는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천 받아본들 낙선이 뻔한데 왜 그리 공천에 목매여 할 말 못하고 비겁하게 눈치나 보냐”며 당내 의원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이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는 무능·무책임의 극치 정당 가지고 총선이 되겠냐”고도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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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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