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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이 세월호 유족에게 동지 팥죽 선물 받은 사연

머니투데이 구단비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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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기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9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9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동지인 지난 22일 세월호 유가족인 직원에게 팥죽을 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박 회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잠 못 이루는 밤에 조금 긴 글"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주말인데 행사가 있어 집을 나서는데 딩동! 동지팥죽 두 그릇의 기프트 문자가 왔다"며 "이젠 5년이 넘었으니 얘기해도 되겠지 싶다"고 전했다.

이어 "2014년 4월의 잔인한 그 날이 정신없이 다음 날 보고가 왔다. 그룹 계열사 직원의 아이가 그 배에 탔다는 소식이었다"며 "설마 나는 해당이 없으리란 교만에 벌을 받은 듯 철렁했다. 마음만 무너져 내릴 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채 며칠의 잔인한 시간이 흘렀고 더는 가만히만 있을 수가 없어 무작정 진도에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꺼칠한 얼굴로 나온 아이 아빠가 내게 '괜찮으니 들어가자'고 해 조심스레 들어서는데 눈에 들어 온 광경이 너무나도 처참했다"며 "아무리 여러 번 티비를 통해 봤어도 소리와 현실이 더 해진 그 자리에서 받는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충격 때문에 뭐라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몇 마디 위로를 간신히 전하고는 그냥 다시 돌아섰다. 서울로 와서도 내가 본 장면들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고, 뉴스에서 보는 장면들도 그때부터는 말로 표현 못 할 리얼리티가 되어 다가오곤 한다"며 "무슨 일이 있건 어떤 이유에서건 상처받은 유가족을 향해 비난하거나 비아냥을 하는 것은 정말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사람 중 유일하게 이런 일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이 났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박사에게 전화해 직원과 아이의 신상정보를 가르쳐드리니 '내려가면 꼭 찾아 도움을 드릴게요'라고 해 참으로 고맙고 든든했다"며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는 한참이 더 지나 292번째로 두 달 만에 부모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잔인했던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호소는 물론이고 악 받친 비난이나 왜 저럴까 싶은 대립의 모습들이 끝없이 이어졌다"며 "당시 소속 계열사 대표를 불러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 아빠가 가족으로서 해야 할 일 하도록 내버려 둬라'했더니 '이미 그러고 있습니다'라고 해 든든했다. 모두 알아서 도움들을 줬고 나는 말로 뒷북만 친 셈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 후 그 애 아빠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해준 게 별로 없었는데 동지라고 내게 팥죽을 보내주는 정이 고맙기 짝이 없다"며 "잘 이겨낸 가족과 도움을 주신 정혜신 박사 내외를 위해 기도를 드린다. 안차장 고마워 팥죽 잘 먹을게"라고 덧붙였다.

구단비 인턴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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