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범죄와의 전쟁’인가. 사형판결도 피해갔던 중국 윈난(雲南)의 ‘밤의 황제’가 다시 철창속에 갇혔다. 윈난성 고등인민법원은 17일 범죄단체 구성, 도박장개설 등 혐의로 기소된 쑨샤오궈(孫小果·44)에게 징역 25년형을 확정했다. 쑨씨는 1995년 강간죄 등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각종 감형 판결을 받은 끝에 2010년 풀려났고, 출소 후 유흥업소를 차려 범죄행각을 계속했다. 하지만 출소 9년만에 법의 단죄를 받게됐다. 쑨샤오궈 사건은 공권력이 침투하기 어려운 중국 지방에서 자주 발생하는 공직자와 폭력단체 유착비리의 대표적 사례로도 회자되고 있다.
쑨샤오궈는 윈난성 쿤밍에서 태어났다. 경찰인 어머니와 공안국 출신 의붓아버지를 둔 그에게 쿤밍을 무법지대나 마찬가지였다. 10대부터 범죄를 저질렀다. 고등학생이던 1994년 강간죄로 붙잡혔다. 하지만 조서에는 실제 나이보다 2살 어리게 기재돼 ‘형사 미성년자’로 공범 중 가장 형량이 적은 3년형을 받았고, 그나마 복역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폭력조직 두목으로 윈난의 밤거리를 장악했다. 윈난에서는 ‘낮에는 (덩)샤오핑이, 밤에는 샤오궈가 지배한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1997년 한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를 두고 싸움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그가 강간죄를 저지르고도 복역하지 않은 사실도 이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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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샤오궈는 윈난성 쿤밍에서 태어났다. 경찰인 어머니와 공안국 출신 의붓아버지를 둔 그에게 쿤밍을 무법지대나 마찬가지였다. 10대부터 범죄를 저질렀다. 고등학생이던 1994년 강간죄로 붙잡혔다. 하지만 조서에는 실제 나이보다 2살 어리게 기재돼 ‘형사 미성년자’로 공범 중 가장 형량이 적은 3년형을 받았고, 그나마 복역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폭력조직 두목으로 윈난의 밤거리를 장악했다. 윈난에서는 ‘낮에는 (덩)샤오핑이, 밤에는 샤오궈가 지배한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1997년 한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를 두고 싸움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그가 강간죄를 저지르고도 복역하지 않은 사실도 이때 드러났다.
이듬해 법원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사형집행은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미뤄졌다. 재심을 통해 징역 20년형으로 줄어들었고, 그나마 감형이 됐다. 발명이나 중대한 기술이 있는 경우 감형을 받을 수 있다는 형법 조항에 따른 것인데, 쑨씨의 경우에는 복역기간 중 ‘연동 잠금식 도난방지 맨홀 뚜껑’을 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2010년 출소하자마자 대형 유흥업소를 개업하고 ‘밤의 황제’로 귀환했다. 사업은 급속도로 발전해 2017년에는 10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업소 규모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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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밤의 황제’의 덜미가 잡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2기 들어 사회정화운동인 ‘소흑제악(掃黑除惡)’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흑(黑)은 쓸어버리고 악(惡)은 제거하자 뜻의 이 캠페인은 비호세력 처단을 통해 범죄조직인 흑사회(黑社會)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내자는 게 목표다. 지난 4월 중앙정부의 전담조직이 윈난성으로 파견돼 관련 조사를 벌이면서 쑨샤오궈의 범죄 행각이 세상에 드러났다.
공직자 19명이 쑨샤오궈와 유착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15일 윈난성 법원에서 관련 공직자들에 대한 1심 판결이 진행됐고, 이들은 2~20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쑨씨의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에게 업무상 비리, 뇌물공여죄 등을 적용해 각각 20년형과 19년형의 중형을 내렸다. 전 윈난성 사법청 간부 뤄모씨는 10년6월형, 전 윈난성 교도소관리국 간부 주모씨에게는 9년6월형이 선고됐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한 명의 쑨샤오궈 뒤에 한 무더기의 보호우산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앙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사회에서는 ‘관시(관계)’를 등에 업은 권력남용과 범죄조직과 공권력 간 유착 등의 비리 사례가 빈번하다.
‘산시(山西)판 쑨샤오궈’ 사건도 그 중 하나다. 산시성 타이위안시의 조직폭력배인 런아이쥔(任愛軍)은 1994년 고의상해, 강도죄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감형으로 3년 만에 출소했다. 2003년에는 범죄조직 구성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5차례 감형돼 10년 만에 풀려났다. 중국 언론은 ‘로켓보다 빠른 감형’이라며 사법, 경찰 등 광범위한 커넥션을 의심하고 있다.
중앙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사회에서는 ‘관시’를 등에 업은 권력남용과 범죄조직과 공권력 간 유착 등의 비리 사례가 빈번하다. 시진핑 주석이 ‘소흑제악’으로 지방의 범죄조직과 비호세력 척결에 나서는데 대해 유착 고리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를 통해 중국 소도시, 농촌까지 중앙 정부와 공산당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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