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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울 작가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SF소설가 꿈 키웠죠”

이데일리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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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기파'로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향가 '찬기파랑가'와 SF 접목
"미래 계급사회에서 분투하는 인간 그려"
박해울 작가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며 “어렵지 않게 접근하면서도 충분히 재밌다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써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사진=동아시아 출판사).

박해울 작가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며 “어렵지 않게 접근하면서도 충분히 재밌다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써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사진=동아시아 출판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유년 시절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뉴턴’을 읽으며 SF와 판타지를 동경하던 소녀는 학교 졸업 후 사회에서 일을 하면서도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결과 SF 장편소설 ‘기파’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거머쥐었다. 1990년생 사회복지사인 박해울(29) 작가의 이야기다.

‘기파’는 향가 ‘찬기파랑가’와 SF를 접목한 작품이다. 신라 시대 화랑으로 널리 알려진 ‘기파’가 해석자에 따라 의사로도, 심지어는 승려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추리 형식의 미스터리다.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예기치 못한 운석 충돌로 난파된 우주크루즈 안에서 벌어지는 추격극을 다룬다.

작품은 5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압축적이고 개성적이며, 독보적인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됐다.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박 작가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에 용기가 나면서도 한편으로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많았다”며 “많은 분들이 읽어준 덕에 지금은 불안한 마음이 줄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래사회 선과악 대립 다뤄

책에는 선과 악, 인간성과 비인간성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게 담겨있다. 인명을 구한 영웅 의사 ‘기파’를 구출하려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에게서 도망치는 ‘기파’의 거리가 좁혀질수록 난파 사고의 진상과 영웅의 실체가 서서히 본모습을 드러낸다.

“20대가 돼서 찬기파랑가를 다시 읽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다시 보니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향가에 등장하는 기파라는 인물이 화랑이 아니라 석가모니를 치료했던 의사 ‘지바카’라는 설도 있었다. 향가를 찾아볼 당시 SF장르에 대해 알아가고 있던 시기였다. 한국의 옛이야기와 SF를 결합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했다.”


소설을 쓰고 싶어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기파’는 대학원 재학시절에 시작한 이야기다. 일을 하면서 틈틈히 글을 쓰다보니 이야기를 구상하는 데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기파’에는 미래의 계급사회 등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들이 잘 녹아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낙관적인 미래가 금방이라도 펼쳐질 것 같지만, 기술이 인류 모두에게 이로운 쪽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오히려 빈부격차와 차별이 극심해질 수 있다. ‘기파’의 세계관을 만들 때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미래가 되면 계층이 점점 더 심화될 수도 있는데, 그 사회 속에서 분투하는 인간을 그리고 싶었다.”

◇“계속 일하면서 소설 쓰려해”


최근 같은 상을 받은 김초엽 작가가 인기를 얻으면서 SF소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박 작가는 SF소설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했다.

“SF의 시공간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아득한 느낌과 경이감을 느낄 수 있다. 과학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현실을 마주한 상황에서 SF소설을 읽게 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다. 며칠 전에는 SF무크지 ‘오늘의 SF’ 창간호가 발간됐는데 SF를 쓰는 작가로서 고무적인 일이다.”

현재도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이다. 아직은 전업작가로 전향할 계획은 없지만, 계속해서 소설은 쓸 예정이라고 했다.

“항상 일을 하면서 글을 썼는데, 일한 경험이 이야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됐다. 기회가 된다면 전업작가를 해보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세상과 직접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될까 걱정도 된다. 현재는 테라포밍(지구화)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구상 중이다. 오래 전에 써놓고 발표하지 못했던 장편을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박해울 작가(사진=동아시아 출판사).

박해울 작가(사진=동아시아 출판사).


박해울 작가(사진=동아시아 출판사).

박해울 작가(사진=동아시아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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