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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선고받은 음주운전 남성, 재판부 과제 통과해 2심서 감형

조선일보 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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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을 하고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도 거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30대 남성이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이행한 후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치유법원 프로그램은 범죄의 원인이 된 행동이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일정기간 피고인에게 재판부가 과제를 부여한 뒤 그 결과를 양형에 반영하는 제도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34)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형을 내린 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행된 ‘치유법원 프로그램’의 첫 사례다. A씨는 재판부가 제시한 준수사항을 3개월간 성실히 이행해 형을 감형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지난 1월 술을 마신채 운전을 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 뒤 피해자 구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일러스트=정다운

일러스트=정다운


1심은 A씨가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2번 선고받은 것을 고려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A씨가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하고, 지난 8월 A씨의 보석 석방을 허가했다. 치유법원 프로그램은 형벌을 목적으로 하는 전통적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보완적 형사시스템으로, 범죄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게 하는 ‘재발 방지’에 초점을 뒀다.


재판부가 A씨에게 내린 보석 조건은 △3개월 간 금주 △밤 10시 이전 귀가 △비공개 온라인 카페에 동영상을 포함한 일일 보고서 업로드 등으로, 보증금을 납부하는 등 통상의 보석 조건과는 사뭇 다르다.

재판부는 검찰 및 변호인 등과 매주 점검 회의를 가졌다. A씨는 한 달에 1번 직접 법정에 나와 그동안 생활에 대해 진술했다. 만일 피고인이 준수사항을 어기면 곧바로 보석을 취소해 재수감될 수 있게 했다.

A씨는 3개월 간 치유법원 프로그램의 조건을 잘 이행했고, 그 결과 재판부는 A씨에게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면, 첫 졸업자로서 밝고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 달라"고 당부하며 감형을 선고했다. 또 "이번 시범 실시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에도 치유 법원 프로그램이 정식으로 시행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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