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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왕 '오지배'? 올핸 승리 부르는 이름 되리라

조선일보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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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키 플레이어] [4] 日 전훈 구슬땀 LG 오지환
-'알까기 달인' 오명 벗겠다
작년 25개 최다 실책 불명예… 팔뚝에 no pain, no gain 새겨
매일 타구 1000개 받기 이어 빗맞은 타구 처리 등 맹훈련
프로야구 LG의 유격수 오지환(23)은 올해 1억200만원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2011년 1억200만원을 받다가 성적부진으로 2012년 63경기에만 출전하면서 4800만원으로 곤두박질쳤던 연봉이 원상복귀했다. 그는 지난해 133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12홈런·115안타·23도루로 좋은 활약을 했다. 그는 이대형의 부상으로 생긴 톱타자 공백도 잘 메웠다. 김기태 LG 감독은 지난 연말 52번을 달던 그에게 등번호 2번을 권유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는 뉴욕 양키스 데릭 지터의 배번이었다. 지터처럼 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되어달라는 기대가 담긴 제안이었다.

오지환의 별명은 '오지배'다.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란 표현이지만, 그 속엔 '결정적인 수비 실수로 경기 승부를 좌우한다'는 불명예스러운 의미가 담겨 있다. 오지환은 지난해 국내 리그 최다 실책(25개)을 기록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오지환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작년엔 어처구니없는 수비 실수로 욕도 엄청 먹었다"며 "그동안 유격수 오지환이 애벌레로 자란 시기였다면, 올해는 나비로 새로 태어나 화려한 날갯짓을 펼치는 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격수 한 우물 계속 파겠다"

오지환은 경기고 시절 주로 투수를 맡았다. 최고 구속이 142㎞ 찍히는 유망주였고, 유격수는 '부전공'에 가까웠다. 하지만 LG 입단 후 당시 사령탑이던 김재박 감독의 권유를 받아 타자로 전향했다.

적응은 쉽지 않았다. 어처구니없는 실책이 잇따랐다. 그의 에러로 경기가 뒤집힐 때면 어김없이 "알까기 달인 유격수"라든지 "대한양계협회에서 상 줘야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오지환은 "처음 그런 악플을 봤을 때 속이 쓰렸지만, 전적으로 내 잘못이기 때문에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며 "그래도 한 번도 유격수 된 걸 후회한 적 없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유지현 코치와 매일 타구 1000개를 받아내는 강훈련을 했다. 덕분에 지난해 시즌 초 수비가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다시 실책이 쏟아졌다. 오지환은 "무조건 연습만 많이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올해는 양보다 질을 앞세우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지환은 강습 타구나 방망이에 빗맞은 타구 등 까다로운 타구를 처리하는 훈련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강한 어깨를 이용하는 송구 위주의 수비 스타일을 버리고 재빠른 발놀림으로 포구 동작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스타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진짜 '오지배'가 되겠다"

오지환은 지난해 실책과 함께 '삼진왕'이란 불명예도 함께 안았다. 오지환은 삼진을 122개나 당하며 이 부문 최다를 기록했다. 그래서 올해 전지훈련에선 파워보다는 공을 정확하게 방망이에 맞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극복하는 이미지트레이닝도 곁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지환이 삼진을 줄인다면 20홈런, 30도루는 무난할 것으로 평가한다.

오지환은 올해 소원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기필코 가을 야구를 만끽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7위로 시즌을 마감해 2002년 준우승 이후 10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우리 팀이 전력상으로는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포스트 시즌에 못 나가서 너무 안타깝고 분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왼 팔뚝에 'no pain, no gain(노력 없이 얻을 수 없다는 뜻)'이라는 문신을 새겼다. 오지환은 "우승을 위해 힘든 훈련을 견딜 때마다 외우는 나만의 주문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대표 출신인 오지환은 "올해는 진짜 멋지게 경기를 지배하는 '오지배'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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