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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박물관]①응답하라 덕선이가 탐내던 그 '월드'클래스 콘

이데일리 이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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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째 부동의 1위…롯데제과 ‘월드콘’
출시 첫해 매출 86억원, 2년 만에 콘 시장 석권
1996년 전체 빙과시장 1위, 한해 매출 1000억원 달하기도
모방 힘든 독창적인 구조에 13번에 걸쳐 꾸준히 리뉴얼
국내 빙과시장에서 20여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제과 ‘월드콘’ (사진=롯데제과)

국내 빙과시장에서 20여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제과 ‘월드콘’ (사진=롯데제과)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월드(World)’라는 단어는 쉽게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니다. ‘월드컵’, ‘월드그랑프리’ 등 말 그대로 세계적인 규모와 인지도를 갖춘 이벤트 등에만 허락된다.

1986년 세계를 호령하겠다며 탄생한 3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있다. 바로 롯데제과 ‘월드콘’이다. 월드콘은 비록 전 세계를 호령하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 빙과시장에서만큼은 왕좌를 차지했다.

◇출발부터 ‘월드클래스’

월드콘이라는 제품명은 세계적으로 가장 맛있고 유명한 제품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월드콘이 세상에 나온 1986년은 세계적으론 ‘멕시코 월드컵’이 열린 해였다. 국내에선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있었다. 이에 당시 롯데제과 개발진들은 세계로 나가자는 의미를 담아 콘 아이스크림에 과감하게 ‘월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름만 월드일 수는 없었다. 당시 콘 시장엔 이미 16년 전 출시한 해태제과 ‘부라보콘’의 위치가 절대적이었다.

부라보콘의 아성을 뛰어넘고, 월드콘이라는 이름에 맞게 크기부터 키웠다. 월드콘은 당시 평균적인 아이스콘보다 큰 245㎜의 대형 콘으로 개발했다. 고급 아이스크림의 척도로 여겨지는 유지방 함량도 6%로 높였다.

세계를 겨냥한다는 개발 의도는 통했다. 월드콘은 출시 첫해 매출이 무려 68억 원에 달했다. 3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불과 9개월 만에 무려 2300만 개 가까이 팔렸다. 당시 빙과 가격이 50~1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월드콘의 전성기는 출시 2년 뒤인 1988년부터 시작했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월드콘은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장기집권하던 부라보콘을 제치고 콘 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

2015년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선 주인공 덕선(이혜리 분)이 1988년 여름 월드콘 때문에 삐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 몰래 아빠 성동일(성동일 분)이 동생 노을(최성원 분)에게만 월드콘을 사주는 모습을 목격하면서다. 당시 월드콘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빙과류 50~100원할 때 300원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

콘 시장에만 머무를 줄 알았던 월드콘의 인기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하면서 전체 빙과시장까지 흔들었다. 1996년에는 우리나라 빙과시장 전체에서 1위에 올랐다. 출시 10년 만에 전체 아이스크림 시장을 제패한 것이다.


빙과시장 1위를 달성한 지 22년이 지났지만, 월드콘은 지난해에도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2017년부터 빙과시장이 전체적으로 줄어들면서 월드콘도 덩달아 매출이 감소세지만 여전히 750억원 가까운 매출을 내고 있다. 빙과시장이 정점에 달한 2016년엔 한해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는 월드콘 출시 33년째 되는 해다. 출시부터 지난 9월까지 거둔 판매실적은 약 1조 5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개수로 환산하면 약 29억개가다. 일렬로 늘어 놓을 경우 길이가 약 65만㎞에 달한다. 이는 지구 둘레를 16바퀴 이상 돌 수 있는 길이로, 이름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월드콘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3번에 걸쳐 리뉴얼됐다. 왼쪽부터 1986년, 1999년, 2003년, 2015년, 2019년 버전 (사진=롯데제과)

월드콘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3번에 걸쳐 리뉴얼됐다. 왼쪽부터 1986년, 1999년, 2003년, 2015년, 2019년 버전 (사진=롯데제과)


◇콘 시장 1위 넘어 빙과시장 1위로

월드콘이 전체 빙과시장까지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히 크기만 키우지 않고 독창적인 품질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월드콘이 월드콘 이전 콘 아이스크림과 가장 차별화한 부분은 제품 구조다. 아이스크림 위에 땅콩 등을 뿌리고 그 위에 다시 초콜릿으로 장식을 하여 모방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 아이스크림 위의 토핑은 콘 속에 단순히 아이스크림만 채웠던 기존 제품들보다 시각적 효과가 더욱 컸다.

또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는 콘 과자가 아이스크림으로 인해 눅눅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바삭거리며 고소한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자 안쪽에 초콜릿을 코팅했다.

1986년 최초 출시 때엔 콘의 맨 아랫부분에 초콜릿을 넣어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후 디저트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는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난 이후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한 것이다.

이 당시엔 기술의 한계로 콘 밖으로 초콜릿이 새 나오곤 했다. 콘 끝을 플라스틱 콘으로 감싸야했다. 최근 아이스크림 기술 발전으로 플라스틱 콘은 사라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그때 초콜릿 젖은 아이스크림의 식감을 그리워하고 있다.

월드콘만의 차별화한 디자인도 월드콘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요소이다. 그동안 월드콘은 제품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로 붉은 색감, 와일드한 로고, 별 문양 등을 채택하며 발전시켰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월드콘은 올해 출시 이후 13번째 리뉴얼(새 단장)을 단행하면서도 컬러와 로고, 문양은 그대로 유지해 강인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며 “특히 포장 디자인 윗부분에 ‘대한민국 빙과 1등’이라는 문구를 넣어 1등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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