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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들이 뭉쳤다, 남성 관객이 꽂혔다

조선일보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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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리시맨']

'실화의 힘' 보여준 3시간 29분… 굵직한 스타에 관객 91%가 남성
지미 호파의 삶도 덩달아 화제
지난 20일 개봉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아이리시맨'이 오늘부터 넷플릭스에서도 방영된다. 넷플릭스에서 상영된다는 이유로, '아이리시맨'은 메가박스·서울극장·대한극장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상영됐다. 따라서 누적 관객 수도 많지 않다. 현재까지 1만6000명이 극장에서 봤다.

그러나 남성 관객을 사로잡았다. 관람객의 91%가 남자. 20대가 49%로 가장 많았다. 마블 영화를 두고 "테마파크"라고 일갈한 스코세이지 감독의 역량이 집중된 수작인 데다 러닝타임이 209분이나 돼, 일부에선 이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을 도전처럼 여기고 관람하기도 한다. '캔커피·에너지드링크를 한꺼번에 마시고 심야에 눈에 불을 켜고 봤다' '다들 중간에 나가는 걸 보면서도 버틴 내가 대견하다' 같은 영화평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노동운동가 지미 호파의 실종 사건을 다룬 ‘아이리시맨’. 왼쪽부터 조 페시,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넷플릭스

노동운동가 지미 호파의 실종 사건을 다룬 ‘아이리시맨’. 왼쪽부터 조 페시,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넷플릭스


'아이리시맨'이 실화라는 점도 영화팬들 사이에선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미국의 트럭노조 위원장이자 대통령만큼이나 유명했다는 노동운동가 지미 호파가 1975년에 실종된 사건을 그렸다. 호파가 트럭 운전노동자 파업 운동에 참여했던 1930년대 후반 무렵의 미국은 대공황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었고, 노동자 처우도 대단히 열악했다. 이 시기 등장한 호파는 뛰어난 언변과 강력한 협상력으로 금세 노동자들의 우상이 된다. 그가 옳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조합 이익을 위해서라면 협박이나 폭력도 서슴지 않았고, 때론 마피아와도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런 호파가 실종되자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을 겪었다.

미국인들이 호파가 사라진 것을 얼마나 애석하게 여겼는지는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만 봐도 알 수 있다. 주인공 브루스(짐 캐리)가 초능력을 사용해 경찰견으로 하여금 땅을 파헤쳐 호파의 시신을 찾는 장면이 나오는 것. 호파의 실종을 안타까워하는 대중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검사 하비 덴트가 마피아와의 격한 싸움을 벌이는 것도, 알고 보면 이런 호파를 향한 사람들의 그리움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호파의 이야기를 스코세이지에게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한 이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다. 드니로는 찰스 브랜트의 논픽션 '당신이 페인트공이라며(I Heard You Paint Houses)'를 읽고 호파와 청부살인업자 프랭크 시런의 이야기에 끌렸고, 책을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보냈다. 감독 역시 책을 몇 쪽 보지도 않고 영화화를 결심했다. 이들은 또한 호파를 연기할 이는 알 파치노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한다. 알 파치노가 출연을 승낙하면서, 전설적 배우와 감독은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이들은 미국인이 사랑한 서민 영웅의 죽음을 둘러싼 폭력과 음모의 끝을 함께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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