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 오는' 美·아세안 정상회의…무늬만 정상회의

미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정상회담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도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미국의 정상회의에 아세안 10개국 중 정상이 참석한 국가는 3개국에 그쳤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국-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정상은 태국과 라오스, 베트남 뿐이었다. 다른 7개국은 외무장관이 자리를 채웠다.

이날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년 간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올해에도 미국에서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는 2년 연속, EAS에는 3년 연속 불참했다.

이에 방콕포스트는 익명의 미 외교관을 인용, "아세안 일부 국가들이 정상회의를 보이콧하면서 미국을 당혹시키려는 의도에 미국이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이 아세안 국가들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지켜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대독했다. 또한 서한에는 내년 초 미국에서 아세안 정상들과 특별한 정상회의를 열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아세안 정상회의 중 열린 한 비즈니스 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아세안 지역에 매우 관여하고 있으며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세안 국가들과 계속해서 무역 협정도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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