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 부임 후, 인공지능(AI) 국가전략과 정책연구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머지않아 글로벌 경제질서는 국가별 AI 역량에 의해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중국이 AI 패권 경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컨설팅사인 PwC는 2030년이면 AI로 창출된 세계 경제적 가치의 70%를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취할 수 있는 AI 국가전략은 미국, 중국의 전략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강점과 한계를 인식하고, 우리만의 방식과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인 대만 출신의 리카이푸 박사는 데이터, 기업가, 과학자 그리고 정부지원이라는 4가지 측면에서 세계의 공장 역할만 하던 중국이 어떻게 AI라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단기간 내 미국과 견주고 심지어 앞설 것으로 전망되는 수준으로까지 올라섰는지 생생한 사례와 설명을 제시한다. 미국의 AI 패권에 대항하여 중국 기업과 정부는 데이터 축적과 AI기술의 산업응용 능력 배양에 역점을 두었는데, 이 같은 중국의 전략은 자원과 기초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도 주의 깊게 분석해야 할 전략으로 판단된다.
리카이푸 박사의 표현대로 AI기술 발전 측면에서 지금은 ‘기술 발견의 시대에서 실행의 시대로, 전문 지식의 시대에서 데이터 시대’로 접어들었다. 실행의 시대에서는 천재 과학자보다 딥러닝을 다양한 문제에 응용하는 훈련된 AI 기술자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응용 능력을 강화하고 이를 집중할 전략분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현제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