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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춧값 급등에 3개월 연속 ‘마이너스 물가’는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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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저물가, 수요부진 탓 아니다” KDI 주장 반박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5일 기준 배추 한 포기의 소매가는 5,680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60.8%, 평년보다 92.8%나 값이 뛴 것이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5일 기준 배추 한 포기의 소매가는 5,680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60.8%, 평년보다 92.8%나 값이 뛴 것이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보합을 기록하며 3개월 만에 마이너스 행진을 멈췄다. 무상교육 확대 등 정부 정책과 1년 전의 높은 물가상승률(2.0%)의 기저효과 등 물가 하락 요인이 여전했지만, 김장배추 값 급등으로 농산물 물가 하락폭이 제한된 덕분이다. 물가 산출기관인 통계청은 수요 부진을 물가 하락 주요인으로 지목한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견해를 반박하며 최근의 저물가는 공급 및 정책 요인에서 비롯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을 재강조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로 집계됐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비자물가지수(105.46, 2015년=100)상으로는 지난해 10월과 소수 둘째 자리까지 완전히 같지만, 원자료를 확인한 결과 세부적으로 방향은 플러스”라고 설명했다. 앞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이후 7개월 연속 0%대를 유지하다 지난 8월(-0.04%)과 9월(-0.4%)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았다.

10월 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은 것은 앞선 두 달에 비해 농산물 물가 하락세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파(-29.5%), 마늘(-22.2%) 등은 지난달에도 가격이 계속 내렸지만, 최근 가을 태풍과 재배면적 감소로 김장 재료인 배추(66.0%)와 열무(88.6%) 가격이 지난해보다 급등했다. 그 결과 농산물이 전체 물가 변동률에 미친 영향(기여도)은 9월 -0.69%포인트에서 10월 -0.35%포인트로 축소됐다. 농산물이 물가를 덜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공업제품 물가는 0.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12%포인트 낮췄다. 이 중 석유류 가격이 7.8% 하락해 기여도가 컸다. 자동차용 LPG 가격이 16.0% 급락했고, 휘발유는 8.0%, 경유는 6.1% 내렸다.

통계청은 공급 측면의 물가 하락 요인을 강조했다. 이 과장은 이날 “외식 서비스 중 유일하게 하락하는 품목이 생선회인데 이는 연어 수입 증가, 양식 생산량 확대 등 공급 측 요인이 분명하게 존재한다”며 “공업제품 물가 하락도 저비용의 신제품 생산으로 생산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물가 하락에 주로 기여하는 것은 집세, 공공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은 KDI가 최근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이 모두 하락한 것은 공급 충격보다는 수요 충격이 더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부 입장과 다른 분석을 내놓은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가 물가 하락의 주요인으로 지목하는 농산물ㆍ석유류를 집계에서 제외하는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달 0.8%에 그쳤다. 물가의 국제 비교 기준이기도 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부터 8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으며 9월에는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0.6%를 기록했다. 지금의 저물가를 공급 물가의 일시적 하락 탓으로 치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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