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마. 소방관 일 생각보다 안전해. 생명을 구하러 달려가는 거잖아."
소방관이 된 지 만 1년, 박모(29) 소방사는 어머니가 "위험한 일을 왜 하려고 하느냐"며 말릴 때마다 약속했다. "보람찬 일을 많이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줄게." 지난달 31일 오후 9시 30분, 박 소방사는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하라는 임무를 맡고 소방 헬기에 탑승했다. 보람찬 일을 많이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그는 타고 있던 헬기가 추락하면서 다른 6명과 함께 실종됐다. "내 딸 삼킨 바닷물을 어찌 보라고…." 박 소방사의 아버지 박모(56)씨는 1일 경북 포항남부소방서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 넋을 잃고 앉아 있었다. 다른 가족 20여명은 해경에서 마련한 헬기를 타고 사고 해역으로 떠난 후였다.
충남 홍성이 고향인 박 소방사는 어릴 때부터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소방관이 꿈이었다고 한다. 가천의대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응급 구조 실무 경험을 쌓아 지난해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중앙구조본부 영남특수구조대에 배치되면서 가족과 떨어져 대구에서 혼자 살았다. 박 소방사의 동료인 조태현 소방관은 "임관한 지 얼마 안 돼 적응하기 힘들었을 텐데도 박 소방사는 항상 먼저 밝게 인사하고 주변 분위기를 좋게 만든 동료였다"고 말했다.
소방관이 된 지 만 1년, 박모(29) 소방사는 어머니가 "위험한 일을 왜 하려고 하느냐"며 말릴 때마다 약속했다. "보람찬 일을 많이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줄게." 지난달 31일 오후 9시 30분, 박 소방사는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하라는 임무를 맡고 소방 헬기에 탑승했다. 보람찬 일을 많이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그는 타고 있던 헬기가 추락하면서 다른 6명과 함께 실종됐다. "내 딸 삼킨 바닷물을 어찌 보라고…." 박 소방사의 아버지 박모(56)씨는 1일 경북 포항남부소방서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 넋을 잃고 앉아 있었다. 다른 가족 20여명은 해경에서 마련한 헬기를 타고 사고 해역으로 떠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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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이 고향인 박 소방사는 어릴 때부터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소방관이 꿈이었다고 한다. 가천의대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응급 구조 실무 경험을 쌓아 지난해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중앙구조본부 영남특수구조대에 배치되면서 가족과 떨어져 대구에서 혼자 살았다. 박 소방사의 동료인 조태현 소방관은 "임관한 지 얼마 안 돼 적응하기 힘들었을 텐데도 박 소방사는 항상 먼저 밝게 인사하고 주변 분위기를 좋게 만든 동료였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를 몬 김모(46) 기장은 공군과 산림청을 거친 2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였다. 아내와 아이는 교육 문제로 말레이시아에 가 있어 대구에서 혼자 살았다고 한다. 장모께 인사를 드린다며 충남 천안에 있는 처가에 들러 묵고 가기도 했다. 김 기장의 실종 소식을 듣고 달려온 장모와 처남은 넋을 놓은 채 눈물만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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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사고 해역으로 가는 실종자 가족 - 1일 오후 경북 울릉군 사동항에서 전날 추락한 소방 헬기 탑승자의 가족(오른쪽)이 사고 해역으로 가기 위해 119대원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추락한 소방헬기 잔해 - 1일 경북 독도 인근 해역에서 전날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다 추락한 소방헬기의 잔해가 물 위에 떠 있다. 사고 헬기 동체는 이날 수심 72m 지점에서 발견됐다. /연합뉴스·해경 |
경력 14년인 이모(39) 부기장의 외삼촌 김화선(58)씨는 전날 밤 헬기 추락 소식을 듣자마자 포항으로 달려왔다.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 만난 김씨는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이 부기장은 공군비행학교에 들어가 헬기 조종을 시작해 소령으로 예편했다. 군과 민간 항공사 등에서 14년 경력을 쌓은 뒤 지난 2016년 중앙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에 전문경력관으로 들어왔다. 이 부기장은 지난 4월 강원도 대형 화재 때도 소방 헬기를 타고 진화 작업에 앞장섰다. 위험이 따르는 임무였지만 "사람을 구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이 부기장은 3년 전 간암으로 남동생을 잃었다. 외삼촌 김씨는 "(이 부기장의) 아들이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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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독도 인근 해상에서 해경과 해군 등이 배 14척, 항공기 4대를 동원해 1일 밤샘 수색을 벌였다. 이들을 태운 헬기가 추락한 원인은 헬기의 블랙박스와 보이스레코드가 회수돼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상훈 동해해양지방경찰청 수색구조계장은 "사고 원인에 대해선 사고 헬기 동체 인양 등이 마무리돼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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