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교황은 종신직? 교회법 "자유로운 의사표시라면 퇴위 가능"

한국일보
원문보기
■ 교황 베네딕토 16세 퇴위
18대 폰시아노 등 전례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퇴위 소식이 낯선 것은 '교황은 종신직'이라는 관습적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교황도 자진해서 물러날 수 있다. 가톨릭 교회법엔 "혹시라도 교황이 그의 임무를 사퇴하려면 유효 요건으로서 그 사퇴가 자유로이 이루어지고 올바로 표시되어야 하지만 아무한테도 수리될 필요는 없다"(332조 2항)고 규정돼 있다. 베네딕토 16세의 퇴위 의사가 강압이나 사기에 의한 것이 아닌 한 막을 근거가 없는 것이다.

드물지만 교황이 자진 퇴위한 전례가 없지는 않다. 제18대 교황 폰시아노(재위 230~235년)는 로마 황제 막시미누스의 그리스도교 박해로 외딴섬에 유배되자 빠른 후임자 선출을 위해 스스로 교황직을 사퇴했다. 제192대 교황 성 첼레스티노 5세는 1294년 7월 5일 교황으로 선출됐지만, 스스로를 무능하다고 여겨 그 해 12월 13일 물러났다. 제205대 교황 그레고리우스 12세(재위 1406~1415)는 1409년 추기경들에 의해 강제 폐위됐다. 그는 당초 이 결정을 부인하고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다가 1415년 폐위 결정을 지지하고 사임, 추기경 신분으로 복귀했다.

실제 사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제251대 교황 비오 7세(재위 1800~1823)도 1804년 나폴레옹 대관식에 참석하기 전, 프랑스에 감금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사퇴서를 써뒀다고 전해진다. 반면 베네딕토 16세의 전임자인 요한 바오르 2세(재위 1978~2005)는 건강 악화 등의 이유로 퇴위 여론이 제기됐음에도 "주께서 원하시는 한 나는 이곳에 있겠다"며 거부했다.

교황은 예수의 12사도 중 으뜸인 베드로의 후임자로, 로마 교구의 주교이자 전세계 주교단의 수장이다. 교황 당선을 수락하는 순간부터 전세계 가톨릭 교회를 대표하는 권한을 갖는다. 전세계 가톨릭 공동체는 교황의 판결이나 교령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또한 국제법상 독립 주권을 지닌 바티칸시국의 최고 통치자로서 입법ㆍ사법ㆍ행정의 전권을 갖는다. 베네딕토 16세가 28일 퇴위하면 이 같은 모든 권한을 내려놓게 된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재명 정부 국민성장펀드
    이재명 정부 국민성장펀드
  2. 2이춘석 차명거래 의혹
    이춘석 차명거래 의혹
  3. 3통일교 특검법 발의
    통일교 특검법 발의
  4. 4전현무 차량 링거 논란
    전현무 차량 링거 논란
  5. 5축구협회 예산 확정
    축구협회 예산 확정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