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연어' 기근…굶주린 회색곰 무리 발견

지구 온난화로 연어가 사라져 연어를 주식으로 하는 회색곰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나이트인렛(Knight Inlet) 해안 근처에서 매우 수척한 모습의 회색곰 무리가 목격됐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회색곰 등 야생동물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다. 캐나다 회색곰의 절반 정도가 이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발견된 수척한 모습의 회색곰 / 롤프 하이커 SNS 페이스북 캡처

수척한 곰들의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 롤프 하이커는 "곰을 관찰하는 동안 단 한마리의 연어도 보지 못했다"며 "곧 동면에 들어갈 곰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무사히 겨울을 넘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최근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50년만에 최악의 연어 철’이라 할 만큼 심각한 연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연어 수가 크게 줄면서 어업 종사자들도 정부에 구제 요청을 한 상태다.

양식장 연어도 잇따라 폐사하고 있다. 지난 8월 캐나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는 온난화가 지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빨리 진행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연어 기근 해결을 위해 밴쿠버섬 어업 협회가 기증한 연어 500마리를 회색곰이 자주 출몰하는 해안선을 따라 분배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회색곰들이 몇 달 사이 크게 변했다"며 "앞으로는 곰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이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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