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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상장 ‘리츠(REITs)’를 한국 증시에 상장해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국내 자본시장법에 근거가 없어 무산됐다. 해외 리츠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직접 투자비중이 늘고 있는데 해외 상장 리츠를 국내로 끌어들이면 수수료 수익은 물론 증시 활성화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에도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법 개정에 무관심하다.”
최근 해외 리츠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 커지자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한 리츠를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던 한 대형 증권사는 상장을 포기했다. 한국 거래소에 문의한 결과 자본시장법에 해외 상장 리츠를 국내 상장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서다.
리츠는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다. 공모로 투자자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사들이고 임대료 등 수익을 배당한다. 해외 직접투자로 이탈하는 국내 투자자를 증시로 유도하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법 개정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래소나 금융당국 모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상장한 리츠의 시가총액만 2400조원에 이를 정도로 해외 상장 리츠 투자가 천문학적인 규모이지만 국내에서는 법과 당국의 무관심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상장리츠 국내 상장 ‘원천봉쇄’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8일 “올해 초에 싱가포르 상위 10개 상장 리츠 중 하나이자 테마섹이 대주주인 리츠를 국내에 들여오려고 했으나 자본시장법에 가로막혔다”며 “해외에 널린 상장 리츠 상품을 활용할 방법이 원천봉쇄돼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알고 있음에도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본시장법 개정에 소극적”이라며 “거래소는 증시 거래대금을 늘리겠다면서 리츠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미 해외에서 검증되고 활발한 거래를 하는 상장 리츠조차 국내 증시에 들여오지 못하는 건 아이러니”라고 주장했다.
거래소 측은 법 개정 사안이라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금융당국도 해외 상장 리츠의 국내 증시 상장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국내 리츠 상장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려 있어 해외 상장 리츠를 국내에 들여와 상장하는 문제를 차차 검토해보겠다고 언급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리츠는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가 매일 이뤄지고 주식시장을 통해 언제든 사고팔 수 있어 폐쇄형 부동산 펀드보다 환금성이 높다”며 “장기간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해외 상장 리츠는 부동산 추가 매입과 개발 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널려 있는 고수익 상품, 국내 상장 길 막혀
글로벌 상장 리츠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약 2조달러(약 2400조원)로 900여개의 종목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가 관심을 보였던 싱가포르 리츠도 싱가포르 증시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글로벌 리츠 지수 총 수익률은 11.46%로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 총 수익률 8.93%보다 2.53%포인트 높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총 수익률은 0.2%에 불과했다.
상장 리츠는 일반 상장사와 같이 실적(임대수익, 공실률 등), 자산매각과 매입, 임대차 계약 등을 공시하도록 해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리츠 상장이 앞으로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러한 여러 장점 때문이다. 이미 해외 증시에 상장한 리츠를 국내에 들여온다면 국내 투자자 이탈을 막고 시장도 활성화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악화한 증시 환경에서도 상장 리츠의 주가가 좋았다는 점, 부동산 투자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 등은 부진한 국내 증시의 대안으로 거론할 수 있는 이유”라며 “당국과 거래소가 해외 상장 리츠를 국내에 들여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가 증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리츠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며 “퇴직연금상품에 리츠 투자를 포함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이뤄졌는데 여기에 높은 수익률의 해외 상장 리츠를 국내에 도입한다면 리츠 시장의 기반이 넓어지고 수익률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