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9US open테니스가 열리는 아서 애쉬 스타디움. 고진현기자 |
[뉴욕=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테니스에 대한 뉴욕 시민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2019 US오픈 테니스대회가 한창인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의 첫 인상은 그랬다. 가슴 속에 꿈틀대는 테니스를 향한 그들의 꿈과 희망이 그대로 투영됐다고나 할까. 세상에서 가장 큰 테니스 전용 경기장의 위용은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대단했다. 뉴욕 시민의 자랑인 US오픈의 성장과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US오픈 센터 코트로 지난 1997년 8월 25일에 개장했다. 무려 2만3771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테니스 전용 경기장은 US오픈을 상징하고도 남는다.
아서 애시 스타디움위 위용은 ‘천박한 거대함’과는 거리가 멀다. 단순히 기록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테니스 전용 경기장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테니스를 향한 뉴욕 시민의 애정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따뜻한 마음이 살아 숨쉬는 아서 애시스타디움에서 ‘고귀한 거대함’이 느껴지는 이유다.
US오픈은 단순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 뉴욕을 대표하는 하나의 큰 문화 행사로 발전했고 1996년에는 약 50만명의 관람객이 대회를 찾았다. 주최측은 대회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보다 큰 시설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따라 세계 최대의 테니스 전용구장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이 탄생하게 됐다.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지난 2016년 1억5000만달러(약 1821억여원)를 들여 그랜드슬램 중 호주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3번째로 개폐식 지붕을 설치하기도 했다.
![]() |
2019US open테니스가 열리는 아서 애쉬 스타디움. 고진현기자 |
스타디움의 명칭인 아서 애시는 흑인 최초로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한 미국 스포츠의 영웅. 테니스 역사상 인종차별의 벽을 깨고 흑인 최초로 US오픈과 윔블던, 호주오픈 타이틀을 획득했다. 흑인은 테니스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던 시대 상황을 극복하며 테니스에 입문한 그는 흑인 최초로 미국대표로 뽑혀 데이비스컵에 출전했고 통산 33차례 단식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애시는 은퇴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인종차별에 당당히 맞서 사회적으로도 큰 명성을 얻었다.지난 1985년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는 애석하게도 에이즈 합병증으로 1993년 세상을 떠났다.
아서 애시 스타디움이 있는 국립테니스센터의 이름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자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76)의 이름을 땄다. 12개의 그랜드슬램 단식 타이틀과 16개의 그랜드슬램 복식 타이틀, 그리고 11개의 그랜드슬램 혼합 복식 타이틀을 보유한 그는 레즈비언으로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먼저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지난 1973년 전 윔블던 우승자인 남자 선수 바비 릭스와 성대결 이벤트 경기에서 승리하는 등 여성 인권운동가로도 이름 높다. 시대를 달리하는 아서 애시와 빌리 진 킹이 US오픈에서 테니스와 인권 운동가로 뉴욕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 그지없는 일이다.
jhkoh@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