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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파격 실험…음주운전자 석방하며 석달 禁酒 때 감형 제안

조선일보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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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조선DB

서울고등법원. /조선DB


음주 뺑소니를 저지르고 혈중알코올농도 측정도 거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30대 남성에게 항소심 법원이 '치유 법원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했다. 석방 후 석 달간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형량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전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허모(34)씨의 재판에서 '치유 법원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재판부는 "금주 프로그램인데, 직권으로 보석 석방하고 3개월간 절대 술을 마시지 않은 뒤 양형에 반영하고 최종 판결을 하는 것"이라며 "참여할 것인지 그대로 수감생활을 할 것인지 잘 선택하기 바란다"고 했다. 허씨는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허씨에 대해 직권으로 석방 결정을 내렸다. 허씨에게는 3개월간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보석조건 준수 여부는 온라인으로 확인한다. 재판부는 허씨의 생활 상태를 종합해 판결 선고에 반영하기로 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도 이에 동의했다.

통상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선처를 구하는 식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피고인이 조건을 잘 이행한다면 양형에 반영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허씨에게 오후 10시 이전에 귀가하고, 비공개 온라인 카페에 동영상을 포함한 일일 보고서를 매일 올리도록 했다. 재판부는 검찰·변호인과 매주 1회 모바일 채팅 방식으로 보석 조건 준수 점검 회의도 할 계획이다. 허씨는 한 달에 한 번 법정에 나와 지난 한 달 동안의 생활에 대해 진술해야 한다.

재판부는 "핵심 내용은 정해진 기간동안 프로그램을 잘 이행하면 유리한 처벌이 내려진다는 것"이라며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선물로서 유리한 처벌이 주어진다. (하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바로 보석이 취소돼 재수감될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가 "3개월 동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냐"고 묻자 "허씨는 절대 안 마시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에 따라 중요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허씨의 아내에게도 "(남편이) 본인의 실수를 받아들이고 행동 양식을 바꿔 (음주운전을) 반복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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