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이 리얼돌 수입을 허용한 판결을 내린 뒤 찬반이 엇갈리며 성대결 양상마저 보인다.
리얼돌을 반대하는 이들은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여성을 본떠 만든 리얼돌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고 특히 어린이 형상이나 특정인의 얼굴을 한 리얼돌은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키울 수 있다며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보다 앞서 리얼돌이 판매된 해외는 어떨까? 해외에서도 우려와 반대는 있었다. 그러나 “리얼돌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보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고민하고 받아들인 후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등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어린이를 형상화한 리얼돌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리얼돌을 반대하는 이들은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여성을 본떠 만든 리얼돌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고 특히 어린이 형상이나 특정인의 얼굴을 한 리얼돌은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키울 수 있다며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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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형 리얼돌을 바라보는 여성. 사진=BBC 캡처 |
우리보다 앞서 리얼돌이 판매된 해외는 어떨까? 해외에서도 우려와 반대는 있었다. 그러나 “리얼돌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보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고민하고 받아들인 후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등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어린이를 형상화한 리얼돌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해외 리얼돌은?
우리보다 먼저 리얼돌이 판매된 몇몇 국가에서는 국내와는 다른 생각과 시선, 미래 전망 등이 나온다.
AFP통신, 뉴욕타임즈, 일본 주간문춘 등 해외 언론 보도를 보면 미국은 지난 2010년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로봇 리얼돌 개발을 진행했다. 또 2015년에는 대화 기능과 가상현실(VR·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모델이 등장했다. ‘리얼돌 공장’으로 불리며 전 세계에 제품을 수출하는 중국도 2018년 AI가 탑재된 제품 개발을 시작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이 밖에도 프랑스, 스페인 등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리얼돌을 판매하거나 시간당으로 대여해주는 곳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은 조금 유별나다. 일본 역시 리얼돌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건 같지만 어린이 형상의 제품이 생산·유통되고 있다. 또 리얼돌과 결혼식을 올린 독특한 남성이 언론의 조명을 받는가 하면 일부 여성들에게서 인기라고 전해진다. 여성의 경우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인형처럼 리얼돌을 꾸미고 흉내 내며 피규어로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고 일본 SPA는 보도했다. 이 매체는 ‘리얼돌은 예술의 영역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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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60대 노인은 리얼돌을 아내로 맞이했다. 사진=주간문춘 캡처 |
◆해외 리얼돌 활용은?
리얼돌은 남성이 성적인 목적을 두고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인 모습인데 리얼돌의 긍정적인 면도 없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FP, 주간문춘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일본 등에서는 결혼 못 하거나 비혼을 선언한 남성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용하거나 신체적 장애로 성적인 문제 해결이 어려운 이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중국의 경우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약 3000만명의 남성이 결혼 상대를 찾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들 중 일부가 리얼돌을 사용했다. 이러한 성비 불균형에 더해 남성이 결혼자금으로 수천만원을 준비해야 중국 특유의 결혼 문화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남성도 리얼돌을 사용했다. 중국 리얼돌 공장을 찾은 뉴스포스트는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을 만나면 되지 않나’라는 반문은 잔인한 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기거나 노인, 비혼을 선언한 이들도 리얼돌을 사용했는데 중국과 일본에서는 남성이 리얼돌을 아내로 맞이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특히 신체적 장애로 관계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 사람과 달리 관절 등이 쉽게 접히는 리얼돌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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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은 남성이 성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된다. AI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리얼돌을 만든 기업도 이러한 점은 인정한다. 다만 "단순 욕구 해소를 넘어 미래 사람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스푸트니크 캡처 |
◆리얼돌을 보는 해외 시선 ‘어떻게 받아들일까’
먼저 중국의 한 기업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열쇠’로 보고 있었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심각한 성비 불균형과 더불어 일부에서 남아선호사상으로 여아는 낙태한다고 전해졌다.
AI 리얼돌을 개발하는 중국 기업은 “리얼돌 수요는 성비 불균형이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대화나 감정을 표현하는 AI 리얼돌은 단순 욕구 해소만을 위한 건 아니다”라며 “사람을 대신해 호텔, 식당 등에서 안내를 담당하고 추후 집안일이나 의료분야에서 활약하는 등 다양한 활용을 위해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또 언어에 반응하는 리얼돌을 개발한 미국 기업은 “‘사실주의’를 추구해 개발한 최고의 인형이지만 사람이 아닌 인형이라는 건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며 “비현실적인 상황과는 거리를 둬 인형에 빠져드는 일은 없도록 개발에 힘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 욕구 해소용이 아닌 사람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기업은 우리 사회 일부에서 반대하는 리얼돌을 판매한다. 리얼돌이 남성들의 성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고도화와 인공지능 등의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일상에서 활용되는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리얼돌 등장에 미래학자 매드라인 애쉬는 “로봇 섹스 파트너는 오랜 진화의 길을 거쳐 사람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서 우려하는 “특정 얼굴을 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미래 로봇이 파트너를 대신했을 때 “혐오감을 없애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아동 형상화는 부정적
국내서 리얼돌 논란이 본격화한 것은 아동이나 특정인 형상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일부 업체 광고가 전해지면서다. 해외에서도 아동 형상화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일본의 아동 형상 리얼돌을 취재한 영국 BBC는 놀라움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을 찾은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제임스 영은 “리얼돌 산업은 매우 실제적인 제작 기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도 “성 산업의 어두운 뒷면에 있는 ‘모습(아동 형상 리얼돌)은 매우 비관적”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의 삶에서 이러한 리얼돌이나 성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얼돌과 관련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9일 한국일보에 게재한 칼럼에서 대법원 판결을 인용 “모든 개인들은 사적인 공간에서 성을 비롯한 사생활을 자유롭게 누릴 권리를 가진다”며 “지금 리얼돌을 둘러싼 쟁점은 자유 대 음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얼돌을 언제까지 성적 대상화와 착취를 통한 인간의 존엄성 훼손을 음란성 문제로 다룰 것인가”라고 지적하며 “리얼돌 수입금지와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문제를 음란물 규제로 해결하려는 낡은 잣대를 버리고 현실 속 여성들이 경험하고 있는 존엄성과 가치 훼손을 판단할 새로운 기준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아동을 형상화한 리얼돌을 제작·판매하지만 현지를 비롯한 해외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리얼돌 판매가 가능해진 지금 이러한 인형은 판매 금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인간의 존엄성 훼손이나 음란성 문제로 바라보기보다 앞선 미국, 중국 등의 사례처럼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활용을 위한 개발도 필요해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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