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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7일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파사현정(破邪顯正·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이 적힌 족자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첨예한 사법개혁 현안이 있는 데다, 여야가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국회선진화법(국회법) 위반 등 혐의로 서로를 대거 맞고발한 상황이어서 윤 총장의 국회 ‘첫 스킨십’은 그 자체로 시선을 끌었다. 특히 ‘특수통’인 윤 총장이 ‘경제 살리기’를 들어 ‘수사량 축소’를 언급해 그 배경이 주목됐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취임사를 통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국민께 보고드렸다”며 “검찰의 법 집행이 경제 살리기에 역행하지 않도록 수사의 양을 줄이되 경제를 살려 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사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특별공판팀을 운영해 재판이 최대한 신속히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 의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이 칼을 빼든 ‘적폐청산 수사’의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 문 의장은 “적폐 수사는 전광석화·쾌도난마처럼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이 지루해하고, 잘못하면 보복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며 “검찰이 신뢰를 잃으면 권력에 치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에게 자신이 직접 쓴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휘호를 선물했다.
윤 총장의 취임 후 첫 국회 방문이었지만, 야당에선 윤석열 체제가 들어선 뒤 ‘좌천성 인사’를 겪은 검사 등 60여명이 사의를 밝힌 것을 들어 일부 쓴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윤 총장이 소신 있는 검사다, 강직하다, 개혁적이다, 이런 국민적인 기대가 국민에게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다”면서도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커지는 것 같다. (윤 총장 취임 후) 이 정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사람은 중용하고, 이 정권에 대해 수사를 한 사람은 좌천됐다란 얘기가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금 많은 검사들이 사임하는 과정들이 기사화되고 있는데, 저는 (윤 총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외부로부터의 외압(을 막고), 정치적 중립·공정성 등을 지켜내겠다고 말한 게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검찰 조직이 동요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원칙적인 기준 속에 인사가 돼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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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국회 법사위원장실을 예방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
특히 자유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윤 총장에게 “이제는 좀 여야 편향되지 않게 중립적으로 해주셨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해, 한국당과 검찰과의 긴장 관계를 드러냈다.
여 위원장은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보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실에 ‘감금’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당시 한국당에선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모두 58명이 국회선진화법(국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됐고, 당 차원에서 수사에 불응하고 있다. 윤 총장은 여 위원장과 만난 뒤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등 이야기를 나눴나’란 기자들의 물음에 “오늘은 내가 취임 인사를 온 것”이라고만 했다.
윤 총장은 조만간 더불어민주당 및 한국당 지도부도 만날 예정이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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