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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양승태 구속기간 만료 전 ‘석방’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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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을 구속기간 만료 전에 직권 보석 허가로 풀어줄 가능성을 재판부가 시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음달 11일 0시 구속기간이 만료돼 검찰의 추가기소 등 별다른 사정이 없으면 이때 석방될 예정이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박 재판장은 “현재 이후 어느 시점에서는 피고인(양 전 대법원장)의 신체의 자유를 회복시켜주더라도 공정한 재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검찰과 피고인 측에서) 구속 피고인의 신병에 관한 의견이 있으면 제출해달라”고 했다.

지난 1월2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심사를 마치고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김창길 기자

지난 1월2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심사를 마치고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김창길 기자


박 재판장은 “한 주도 빼지 않고 재판을 해왔지만 법에 정해진 구속기간의 제한으로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사건의 내용이나 방대한 증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아무리 서둘러 재판을 하더라도 판결 선고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후에도 심리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의 직권 보석 허가로 석방할 가능성도 포함한 것이냐는 검찰 질문에 박 재판장은 “여러 방안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재판장은 “직권 보석도 있고, 당사자가 보석 허가를 청구해 법원이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다”며 “보석 허가로 석방한다면 보석 조건과 기간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월11일 구속기소된 직후 보석 허가를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고, 또다시 청구를 하지는 않은 상태다. 1심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구속기간 만료 한달 전인 지난 3월6일 항소심 재판부의 보석 허가로 석방되면서 엄격한 보석 조건이 붙었다. 이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당시 보석 허가를 하면서 “구속 만기로 석방할 경우 주거 또는 접견을 제한할 수 없어 오히려 증거인멸의 염려가 더 높다”며 “보석 조건을 붙일 수 있는 보석 허가 결정이 형사소송절차 원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거지와 접견 및 통신을 제한하는 이른바 ‘자택 구금’ 수준의 보석 조건을 붙이고, 보석 조건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게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게 부적절하다며 양 전 대법원장 측이 반발해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 측 이상원 변호사는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를 법정에서 꺼내 그 내용을 밝히면 충분하고, 별도로 증거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에게는 수시로 의견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만 검사에 대해서는 아니다”라며 “검사는 증거를 조사하는 데 그쳐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에 단성한 부부장검사는 “의견 진술 기회는 피고인에게만 부여돼있기 때문에 검사에게 권한이 없다는 것은 처음 듣는 논리”라며 “검사가 (증거의 혐의) 입증취지를 설명하는 것은 늘 있는 공소유지 활동인데 그것을 하면 안된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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