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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장관 후보 9명 낙마시킨 '박지원 수첩'...윤석열 청문회서도 열릴까

서울경제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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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일정·메모부터 단상까지 꼼꼼히 기록
1년에 20권..."제가 수첩 들면 벌벌 떨어요"


#장면1. 지난 3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법제사법위원장 시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해 이야기했고 황 대표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이 불거졌던 2013년 3월13일 황 대표를 국회에서 만났다며 자신의 수첩을 증거로 기자회견을 했다.

#장면2. 2009년 7월 천성관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직전 박 의원은 천 후보자 부부와 사업가 박모씨 부부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내역을 공개했다. 천 후보자는 그런 일이 없다고 했으나 다음날 박 의원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자 청와대는 경질을 결심했다. ‘검찰 쇄신’ 카드로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던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도 흐트러졌다.

‘박지원 수첩’의 힘은 가늠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9명의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킨 힘도 수첩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조심스럽게 수첩 일람을 요청했다. 정보와 일정·메모·단상 등이 깨알 같은 글씨로 촘촘히 박혀 있었다. 박 의원의 이 ‘수첩’ 속에서 김학의 전 차관과 천성관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온 셈이다. 그가 2012년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을 때 무죄를 입증한 것도 수첩 내용이었다. “앳어글랜스(AT-A-GLANCE) 로고가 박힌 검정색 수첩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제가 미국에서 사다 드린 후 김 전 대통령도 똑같이 써왔어요. 제가 이 수첩을 들면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이 벌벌 떨잖아요”라며 통쾌하게 웃었다.

이런 자신감은 성실함에서 나왔다. 지금도 수첩을 늘 들고 다니며 중요한 일과 정보는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1년에 20권가량을 기록하는 성실함은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저는 김 전 대통령 대 박지원의 투쟁에서 생존했어요. 김 전 대통령은 대안을 내놓기를 원했지만 많은 참모가 어려워했죠. 하지만 저는 제 주장과 김 전 대통령의 주장이 다르면 토론을 해서 결론을 냈어요. 그 원천이 바로 이 수첩입니다.”

빨간색·파란색·검정색 세 가지 색깔로 메모가 된 이유를 묻자 “그건 나만 아는 비밀이에요”라며 수첩을 거둬갔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준비한 게 두 가지”라고도 했다. 박 의원의 수첩이 조만간 또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송종호·방진혁기자 joist1894@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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