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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211호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고려 후기인 1377년 제작된 뒤 조선 세종 때인 1443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500여 년 만에 호림 윤장섭 선생(1922∼2016)의 노력으로 국내로 돌아온 문화재다. 호림박물관 제공 |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는 빗살무늬 토기를 닮은 독특한 건물이 있다. 도자기 컬렉션으로 유명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이다. 2009년 ‘도심 속 열린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개관한 지 10주년을 맞은 이곳이 최근 특별전 ‘10년의 기록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연다. 그동안 신사분관에서 열린 크고 작은 특별전 36회 가운데 관람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13개 전시에 등장했던 유물을 엄선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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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컬렉션으로 유명한 호림박물관에서 선보이는 고려와 조선의 대표적인 도자기 ‘청자상감모란운학문귀면장식대호’(왼쪽 사진)와 백자 달항아리. 호림박물관 제공 |
간송미술관, 호암미술관과 함께 ‘한국 3대 사립박물관’으로 불리는 호림박물관. 지난달 28일 신사분관 내부로 들어가니 2층과 3층 전시장 입구에는 각각 높이만 40cm가 넘는 조선시대 백자대호와 고려시대 청자대호를 마주할 수 있었다. 유현진 학예연구실 팀장은 “높이가 48cm이고, 폭이 50cm가 넘는 청자대호는 국내에서 가장 큰 청자로 알려져 있다”며 “달 항아리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백자대호는 조선 백자의 도자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도자는 물론 회화와 전적(典籍), 각종 공예품 등 호림박물관의 화려한 컬렉션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초조대장경으로 불리는 ‘초조본 아비담비파사론 권11·17’(국보 268호)이 출품됐다. 이 유물은 2011년 초조대장경 간행 1000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전 ‘천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에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국내 현존하는 초조대장경 목판본은 300여 권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100여 점을 호림박물관이 수집해 ‘국내 최대 초조대장경 소장기관’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밖에 국내에 10여 점만 전해지는 고려 불화 가운데 1점인 ‘수월관음도’(보물 1903호)와 고려시대 화려한 불경 제작 문화를 알려주는 ‘백지묵서묘법연화경’(국보 제211호) 등 국보 2건과 보물 7건을 포함한 유물 95건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유 팀장은 “최근 10년간 특히 사랑을 받은 전시는 고려청자, 백자호, 민화 특별전이었다”며 “앞으로는 문화재와 현대미술을 접목한 전시를 기획하고, 내년부터는 연중 민화전을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