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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총장 '김학의 옛 수사' 사과에…檢 내부 "별건·표적수사 했어야 하나"

조선일보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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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에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한 대국민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에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한 대국민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다른 분도 아니고 총장님께서 어떻게 그러실 수 있는지⋯"

지난 25일 문무일 검찰총장의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관련 기자 간담회를 두고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가 이렇게 말했다. 문 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관련해 "과거 검찰 수사가 부끄럽다"고 말한 게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이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검찰역사관 앞에서 과거사위가 지적한 검찰 과오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면서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약 3분 가량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고난 뒤 카메라를 물리고 이어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주로 과거사위가 다룬 사건에 대한 평가와 권고 사항 이행 결과 등에 대해 1시간 가량 이야기가 오갔다.

그 중에서도 검찰이 세 번째 수사를 벌여 최근 구속기소한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문답이 몇 차례 있었다. 문 총장은 "김학의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다 풀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추측에 의한 의혹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수사에선) 조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적, 물적 증거는 모두 조사했다"면서도 과거 1, 2차 수사에 대해서는 "검사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왜 이걸 못 밝혔을까 부끄럽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차관은 과거 두 차례 성범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고, 별개 사건으로 수사나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김학의(왼쪽)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연합뉴스

김학의(왼쪽)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연합뉴스


이에 대해 일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 "그렇다면 과거에 표적수사, 별건수사를 했어야 했다는 말이냐" 등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당초 성범죄 논란으로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에 성범죄에 한해서만 조사를 하는 게 맞지 다른 혐의를 적용해 별건 수사를 했어야 했냐는 것이다.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성폭행 혐의는 앞선 1, 2차 수사와 마찬가지로 3차 수사에서도 무혐의로 결론났다. 검찰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폭행이나 협박 등 유형력을 행사한 모습이 없고, 성폭행 혐의를 뒷받침할 피해자 등의 진술이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핵심 의혹인 ‘수사 외압’에 대해서도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수사에선 1억 7000만원 상당의 뇌물 혐의를 별도로 찾아내 김 전 차관을 재판에 넘겼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제공한 3000여만원의 금품과 그가 김 전 차관에게 제공한 이른바 ‘별장 성 접대’ 등이 뇌물에 포함됐다.

지방검찰청의 한 차장검사는 "국민적 의혹은 김학의 뇌물이 아니라 성범죄와 수사외압에 쏠려있었던 것 아니냐"며 "결국 사건의 핵심은 무혐의가 났기 때문에 성과로만 보면 예나 지금이나 부끄러울 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고검 검사도 "(1, 2차 수사) 당시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이 성폭행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검찰은 성폭행이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수사팀 규모도 이번 수사단의 반도 안 되는데 무작정 일을 벌릴 수도 없지 않느냐. 잘 아시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니 좀 의외다"라고 했다.

문 총장 발언에 일부 수긍이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수도권의 또다른 부장검사는 "이 사건에서 핵심인물인 김 전 차관과 윤씨의 관계를 규명하는 게 가장 우선 순위라고 할 수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둘간에 오고간 금전상 이익을 추적했다면 당시에도 충분히 뇌물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래도 총장께서 검찰 전체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 사안을 두고 책임을 과거 수사팀에만 떠넘기는 듯한 모습이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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