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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설 곳 잃은 1세대 화장품..."살 길은 ODM"

조선비즈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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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알 것 같아요. 전 지금 빠져들고 있다고요"

1990년대 청춘스타 채시라가 등장하는 코리아나화장품 광고의 한 장면이다. 코끝을 '톡톡' 두드리며 ‘코리아나’라고 속삭이던 채시라의 대사는 당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배우 채시라의 코리아나 광고 장면. /코리아나 광고 캡쳐

배우 채시라의 코리아나 광고 장면. /코리아나 광고 캡쳐



코리아나·한국화장품은 1세대 화장품 회사다. 80~90년대 태평양(현재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3대 화장품 업체로 불렸다. 한국화장품은 자사 대표 브랜드인 '쥬단학'에 당시 최고 미녀 스타였던 김희애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올리브영·랄라블라 같은 대기업 운영 헬스앤뷰티스토어(H&B)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전통 화장품 회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들은 오래 축적된 제조 노하우를 통해 다른 회사 브랜드의 제품을 대신 만들어 주는 주문자상표부착(ODM)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2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코리아나·한국화장품의 최근 3년간 실적은 급감했다. 지난해 코리아나화장품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2016년(40억원) 대비 50% 줄었다. 한국화장품(123690)도 2016년 1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74억8532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대기업 운영 H&B 매장 수가 크게 늘면서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업계 1위 올리브영(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난해 매장수는 1100개로 2016년(800개) 대비 약 38% 늘었다. 롭스(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장수는 124개로 2016년(87개)과 비교하면 43% 늘었다.


코리아나화장품(코리아나바이오)은 중국 ODM 사업 확대를 위해 중국 상하이 인근 난퉁 경제기술 개발구역에 ODM 공장 착공을 추진 중이다.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약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코리아나는 이미 천진유한공사를 통해 중국에서 ODM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 매출은 148억원이다. 영업이익도 약 18억원을 냈다. 2년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5%, 이익은 1690% 늘어난 것이다.

2010년 한국화장품으로부터 인적분할된 한국화장품제조 역시 ODM 사업 덕에 실적이 호조세다. 지난해 한국화장품제조는 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62% 증가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때는 잘 나갔지만 지금의 인지도로는 대기업 브랜드를 상대하기 어렵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H&B 스토어가 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ODM 화장품에도 밀리는 상황"이라며 "ODM 사업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는 것 같다"고 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화장품이나 코리아나는 과거 태평양(아모레퍼시픽)과 함께 국내 3대 화장품 제조사로 지위를 누린 업체"라면서 "시장이 변한 상황에서 자사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 업체 상표로 나가는 ODM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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