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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문무일…개혁 '바통' 받은 윤석열

아시아경제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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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술 즐기지 않는다는 文총장
선배와 술 마시며 심경 토로
검찰 안팎 "尹, 적임자" 평가
'사람 아닌 조직에 충성' 강조
용두사미 답습 가능성 우려도
국회 청문회가 예고편 될 듯
조직변화 등 외형적 효과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조직 안에서 조직을 바꾸는 작업. 현재 추진 중인 검찰개혁의 성격은 이렇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라 해도 실무는 검찰총장 협조 없이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칫 조직의 배신자로 기록될 수 있는 이 난제를 검사 윤석열이 맡았다.


윤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후반기 검찰개혁을 지휘할 인물로 발탁되자, 검찰 안팎에선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강골검사' 이미지로 유명세를 탄 그가 특유의 저돌성으로 검찰개혁을 밀어부칠 것이란 기대감이 그 아래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한 '공감대 형성' 없이 그를 낙점했을리 없다는 정황도 기대감의 요인이다.


그러나 오히려 반대 상황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다. 윤 후보자도 결국 '검찰 조직의 일원'이라는 틀에 갖힐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용두사미(龍頭蛇尾)' 개혁을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문 총장도 처음에는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불렸다. 그가 맡아 해결한 특별수사에서 추진력을 보였고 검사 선후배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정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문 총장이 2년 간 만들어낸 검찰개혁 결과물을 모두 실패로 단정하긴 아직 이르지만, 퇴임을 앞둔 현재의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다. 개혁안 마련과 법 개정 등 작업이 후반부에 들어서자 문 총장은 흡사 '항명'으로 보일 수 있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몇 번의 기자회견과 입장문 발표 등을 통해 청와대와 정치권이 합의한 개혁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총장은 임기를 다 마치고 물러나는 것이지만, 사실상 항명에 대한 경질이란 시각도 있다. 청와대는 후임자 인선을 과거보다 일찍 시작했는데, 문 총장의 힘을 빼고 반대의견 규합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법조계 인사에 따르면 문 총장은 최근 검사 선배와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수사권 조정 갈등과 곧 있을 퇴임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평소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문 총장도 결국 수사권 조정에 반발하는 검찰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했을 것"이라며 "개혁의 지휘권을 쥐고 있지만 한편으로 검찰의 입장도 대변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가 총장"이라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렇다면 윤 후보자는 문 총장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강골검사라는 별칭은 원칙을 중시하는 강인한 성품을 의미하지만 '뼛속까지 검사'라는 뜻도 동시에 담고 있다. 윤 후보자는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팀장으로 일할 때 상관의 외압이 있었다고, 국정감사에서 폭로하며 "조직을 사랑하지만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그가 검찰이라는 조직을 사랑하는 방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검찰개혁의 키를 쥔 그의 행보도 정해질 전망이다. 우려와 긍정의 시선이 오가는 가운데, 국회 청문회는 윤 후보자와 검찰의 운명을 미리 보여줄 '예고편'이 될 전망이다.


윤 후보자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가와 별개로, 그의 지명 자체가 외형적 개혁 효과를 낼 것은 확실하다. 현 총장보다 다섯 기수 아래인 그가 총장에 취임하면 선배 검사 30여명 중 상당수가 검찰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뇌부가 일시에 물갈이 되는 셈이다. 여론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갖는 건 그런 변화가 어떤 식으로든 검찰개혁 작업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후보자가 총장 지위를 견고히 하기 위해 선배 검사들의 일탈을 막고 일부 고검장들을 잔류시키려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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