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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욱 "나는 달항아리를 그리는 것이 아니다"

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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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빌게이츠 재단이 소장 유명세
12일부터 노화랑서 'karma' 개인전
【서울=뉴시스】최영욱,1-Karma 20186-62w230x200cm

【서울=뉴시스】최영욱,1-Karma 20186-62w230x200cm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전생의 업보였을까.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에서 우연히 본 달항아리는 그의 업(karma)이 됐다.

중국관이나 일본관보다 썰렁하던 한국관에서 그 항아리는 처량하게 서 있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0년간 입시미술학원 강사를 했다. 2006년 "내 작업을 해야겠다"며 전업작가를 다짐하며 떠나온 길이었다. "내 처지와 닮았다" 그렇게 눈길을 끈 항아리였는데, 보면 볼수록 당당하게 살아나는게 묘했다. "저걸 캔버스에 담자"

'달항아리' 작가로 14년째 살고 있는 최영욱(54)씨다.

작품 제목은 모두 카르마(karma)다. 돌고 도는 인생처럼 그의 작업도 지난한 반복의 연속이다. 따지고 보면 '이것이 단색화'라고 할 정도다. '불의 미학'으로 나오는 항아리처럼 최영욱의 항아리는 '수행의 미학'으로 탄생된다.

평면 그림이지만 항아리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캔버스에 가볍고 연하게 드로잉한 뒤에 젯소에 백색가루를 섞어 형태를 만들어간다. 한 번에 두껍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번이 아닌 백번까지 칠하고 사포로 갈아내고 칠하기를 반복해서 두께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해야 젯소와 백색가루가 갈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최영욱, Karma 201812-18_68x62cm

【서울=뉴시스】최영욱, Karma 201812-18_68x62cm



항아리 형태가 만들어지고 나면 항아리표면에 들어있을 법한 흔적들을 세세하게 추적하듯이 그려나간다. 유약이 몰려 마치 옅은 산수화를 만들어 낸 것처럼 그리고, 태토에 흙이 섞여 도자기에 작은 티처럼 생긴 색점들을 찍는다. 마지막으로 달항아리 표면 전체에 빙열을 그리는 것이 제작순서다.


하지만 사진을 찍어 그대로 따라 그리는 건 아니다. 마음속에 있는 달항아리를 끄집어낸다. 대상을 재현하는 극사실주의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작가는 "달항아리는 지극히 단순해 보이지만 극도로 세련된 그 피조물을 먹먹히 보고 있노라면 그건 이미 내 안에 들어와 내가 되어 버렸다"면서 "사람들은 나를 달항아리 그리는 작가로 알지만 나는 달항아리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달항아리처럼 살고 싶은 내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내 작품을 보는 것은 나의 내부로 잠행해 들어가는 동시에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 자신의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된다. 내 자신을 돌아보며 나를 찾는 과정이다."


그의 달항아리에는 수많은 선들이 이어지고 갈라지며 또 이어지고 갈라지고 있다. 작가는 "그 선은 도자기의 빙열(氷裂·도자기 표면의 균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인생길"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최영욱 개인전이 노화랑에서 12일 개막한다.

【서울=뉴시스】최영욱 개인전이 노화랑에서 12일 개막한다.



2011년 빌 게이츠 재단이 건물 준공과 함께 작품 3점(카르마 시리즈)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미술시장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최영욱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12일부터 서울 노화랑에서 최근작 카르마 23점을 전시한다. 50cm 크기부터 230×200cm 대작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수백번 칠하고 갈아내는 고통을 초월해서일까? 순한 회색과 청자색에 순진하게 드러난 달항아리 그림은 보는 순간 고통을 덜어준다. 반면 볼수록 탐심을 자극한다. 전시는 25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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