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기생충' 촬영지 아현동 돼지슈퍼. 기택네 집앞 구멍가게로 등장한다. 민혁이 기우와 술을 마시다가 박사장 딸의 영어 과외를 제안하던 장소다. 백종현 기자 |
영화 ‘기생충’은 잘살아 보려 발버둥 치는 서민 가족의 이야기다. 빈털터리 기택(송강호)네가 부잣집 박 사장(이선균)네의 삶을 쫓다 일련의 사건이 벌어진다. 극과 극 설정이다. 사는 집만 봐도 그렇다. 취객의 소변이 창 안쪽으로 튈까 봐 노심초사하는 반지하의 기택네는, 박 사장의 그림 같은 호화 저택과 철저히 대비된다. 꼬리 칸에서 머리 칸으로 전진했던 ‘설국열차’처럼, ‘기생충’은 반지하에서 언덕 위 저택으로 2시간 내내 치달린다.
![]() |
영화 '추격자'의 주 촬영지 역시 서대문 북아현동 골목이었다. [사진 쇼박스] |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봉준호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물었단다.
기택네 반지하 집은 영화를 위해 만든 세트인데, 그냥 지은 게 아니라 확실한 모델이 있었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의 옛 동네를 물색한 끝에, 재개발을 앞둔 북아현동 다세대 주택에서 힌트를 얻었다. “빛이 잘 들지 않는 곳. 가까스로 벽을 치고, 창과 처마를 내며 공간을 확장해간 다세대 주택을 주로 참고했다”고 이하준 미술감독은 말한다.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두 남자가 추격전을 벌이던 영화 ‘추격자’의 촬영지도 북아현동이었다.
![]() |
영화 '기생충' 속 아현동 모습. 이 가파른 계단길을 지나 기우가 박사장네 집으로 향한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기생충’에는 북아현동 말고도 가파른 언덕길이 많이 보인다. 후반부 기택네가 폭우 속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성북동에서 출발해 청운동과 자하문터널, 창신동 옛 골목을 지나 후암동에서 끝난다. 비탈에 다닥다닥 붙은 벽돌집, 가파른 계단, 오래된 구멍가게 등등 저마다 사람 냄새가 진하게 밴 옛 골목이다. 기정(박소담)이 아버지에게 “계획이 뭐냐”고 따져 묻던 빗속의 다리 밑 공간은 후암동 도닥다리이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 |
옛 골목의 정서가 진하게 배어 있는 아현동 거리. 백종현 기자 |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화 '추격자'의 주 촬영지 역시 서대문 북아현동 골목이었다. [사진 쇼박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19/06/08/320f7ce947614664b67b247f42854746.jpg)
![영화 '기생충' 속 아현동 모습. 이 가파른 계단길을 지나 기우가 박사장네 집으로 향한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19/06/08/373e22a4e79049659fb73eeaf19e8c4f.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