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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前 코치, LPGA·한국선수 비하 논란

매일경제 조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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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 헤이니. [사진 제공 = USA투데이] / 미셸 위 (왼쪽부터)

행크 헤이니. [사진 제공 = USA투데이] / 미셸 위 (왼쪽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대 규모인 '우승 상금 100만달러'를 놓고 겨루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였던 행크 헤이니(64)가 인종차별, 남녀차별적인 발언을 해 골프계가 분노에 휩싸였다.

헤이니는 3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표 위성 라디오 방송인 '시리우스XM PGA 투어 라디오'에서 공동 진행자 스티브 존슨과 US여자오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헤이니는 지속적으로 여자골프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 그리고 여자골프계를 평정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헤이니가 "한국인이 우승할 것이라고 예언하겠다"며 웃자 존슨 역시 "그게 안전한 베팅"이라고 말했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후 헤이니는 "LPGA 투어 선수 6명의 이름을 대지 못하겠다"며 "만약 이름을 밝힐 필요가 없다면 'Lee(이)'씨인 선수라고 하겠다. LPGA 투어에는 'Lee'가 한 무더기나 있다"고 말했다.

존슨도 "6명이나 있다"고 맞장구쳤다. 올해 US여자오픈에 참가한 6명의 'Lee'는 이정은6, 이정은, 이미림, 이미향(이상 한국)과 호주동포 이민지, 아마추어 안드레아 리(미국) 등이다.

이어 "렉시 톰프슨과 미셸 위는 부상을 당했고 LPGA 선수들을 그렇게 많이 모른다. 그런데 대회는 어디서 열리는 거야"라고 말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와 여자 선수들, 그리고 한국 선수들까지 철저하게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막말 방송' 도중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비난의 메시지가 올라오자 이들은 대화의 방향을 바꿨지만 오히려 골프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비난을 인식한 헤이니는 "나는 약간 흥분했고 내가 한 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들을 불쾌하게 했다면 사과하겠다. 내가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말을 했나봐"라고 당황한 듯 변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는 것을 드러낼 뿐이었다.


헤이니는 우즈뿐만 아니라 수많은 남녀 골퍼의 교습가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을 가르치기도 했다. 교습비는 1시간에 500달러가 넘고 최근에는 하루 수업료가 1000달러가 넘을 정도다.

헤이니의 '차별 발언'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골프 해설자인 제리 폴츠가 '헤이니의 발언이 실망스럽다'고 즉각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고 미셸 위도 "한국계 미국인 여자골프 선수로서, 헤이니의 발언은 많은 면에서 나를 실망하게 하고 화나게 한다"며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웃을 일이 아니다. 행크, 당신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인이든 아니든, 많은 여자 선수들은 이번주 US여자오픈에서 뛰기 위해 셀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희생을 했다. 필드에 굉장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그들을 모욕하지 말고 축하하자"고 일침을 날렸다.

또 '여자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카리 웹(호주), 브리트니 린시컴(미국) 등도 트위터를 통해 "행크 헤이니와 스티브 존슨이 부끄럽다"고 비난했고, 일반 골프팬들의 분노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헤이니는 방송 후 공식 사과문을 통해 "아침에 여자골프와 여자 선수들에 대해 몰상식한 발언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을 이야기하려다 누군가를 공격하게 됐다"고 말한 뒤 "선수들을 존중하며, 그들의 노력과 성취를 결코 경시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헤이니 막말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USA TODAY와 골프위크, 뉴욕포스트, 야후 스포츠 등 각종 주요 매체에서 '헤이니의 망언'에 대해 분노의 의미가 담긴 기사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USA투데이와 골프위크는 "헤이니를 골프계에서 쫓아내야 한다"며 수위를 높였다. USA투데이는 "헤이니가 수요일 저녁까지 골프와 뉴스 매체에서 해고되지 않는다면 PGA 투어, 시리우스XM은 인종차별, 성차별, 외국인 혐오증을 용인하면서 백인 남성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골프는 그들의 스포츠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USA투데이는 "헤이니가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골프 클럽이 이 나라에 있다면, 그 클럽은 모든 소녀와 여성 그리고 유색인종들에게 그들이 평생 할 수 있는 수십 개의 스포츠 중 골프를 치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가 활동할 골프클럽에 대해서도 경고를 했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 "두고 보자"라며 헤이니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말도 남겼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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